[한스경제=권선형 기자] 한국의 첨단산업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려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의원연구단체 ‘미래 국토인프라 혁신포럼’가 26일 의원회관에서 마련한 ‘첨단산업 필수인프라 세미나’에서 “국내 첨단산업 기술이 뛰어나긴 하나 최고 기술국인 미국 대비 88%로 유럽·일본보다 뒤지고, 최고기술 보유분야도 1개(미래형 디스플레이)뿐”이라며 “첨단산업 인프라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첨단기업이 받는 용수보조금은 전체 투자금 대비 2~3% 수준이고, 인프라 보조금 지원 횟수도 1회 원칙으로 기업이 인프라 구축비용의 상당부분을 감당해야 한다”며 “인프라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설치,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책임 의무화, 지원의 인프라 종합관리 시스템 도입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산학연 전문가들 역시 “정부가 적극 나서 첨단산업 인프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전세계는 첨단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AI 산업 활성화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안정적 전력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쏟는 소위 전자생존(電子生存)의 시대에 돌입했다”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전력공급에 필수적인 송전망 인프라가 지역주민, 지자체, 규제 등으로 66개월에서 최대 150개월까지 지연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인근지역 발전소 건설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영무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용수 공급을 위한 인프라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 위원은 “용인반도체 메가클러스터의 공업용수 수요량은 1일 최소 170만㎥에 이르는 반면 현재 공급 가능한 수자원량은 77만㎥ 정도로 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부족시 신규댐을 건설하여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대호 한국환경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차전지는 제조, 생산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해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산업경쟁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현행 ‘물환경보전법’상의 오염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사업장 방지시설에는 직접 지원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기업이 적극적으로 환경개선하는 경우에 지원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단, 도로 등의 기반시설 구축 지원 필요성도 강조됐다.
김성걸 LH 용인반도체국가산단사업단 단지사업팀장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도로 등의 인프라를 구축할 때, 기업들이 원하는 입지에 충분한 지원을 받아 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업이 첨단산업단지 계획 수립시 산업특성 반영을 제안하고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반시설 구축에 충분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기·용수·도로 등의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시성을 상실해 선승독식 구조의 첨단산업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며 “국가경제의 백년대계와 미래세대의 명운을 위해 반도체 특별법 통과 등 국가적으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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