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전문가→전략통, 리더십 교체 의미는
홍범식 사장은 1968년생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1년 글로벌컨설팅 기업인 베인&컴퍼니에 합류해 ▲아태지역 정보통신 ▲테크놀로지 부문 대표 ▲글로벌디렉터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LG에 합류해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서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 발굴에 힘썼다.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경쟁력 강화, 미래사업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는 그룹의 경영전략을 총괄해 왔다.
사업의 비전과 전략 수립, 그에 수반되는 인수합병(M&A) 등에 특화된 '전략통'이라는 평가다.
AI 먹거리 발굴, 저수익 사업은 물갈이
첫 과제는 'AI 수익화 모델' 찾기다. 지금의 AI는 투자 대비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다.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AI 사업에만 최대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인데, 매출은 AICC(AI 고객센터)와 같은 기업 간 거래(B2B) 일부 서비스에서만 발생한다. 투자금을 거둬들이려면 결국 익시오(ixi-O)와 같은 AI 서비스의 '유료화'가 수반돼야 하나, 현재로서는 이뤄지기 어렵다. 황현식 사장도 최근 "B2C로 수익화하는 데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동의한 내용이다.
업계에서는 홍범식 사장이 대규모 투자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그는 2000년대 후반 SK텔레콤에서 11번가 등 이커머스를 신사업으로 발굴했고, LG에서는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며 M&A를 주도한 전례가 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現 LG헬로비전) 인수도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은 축소되거나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서비스 초기라 아직 수익성 안정화 궤도에 오르지 못한 사업들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드라이브를 걸던 알뜰폰 사업 등 통신 점유율 경쟁에서는 어느 정도 힘을 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비용 절감 칼바람 불까, 구조조정 가능성도
재무적인 차원에서 칼바람도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도, 이익은 더 내지 못했다. 물론 지난해 4분기부터 반영된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 영향이 크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도 많이 늘었다. 일례로 올해 3분기 인건비는 442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2% 확대됐다. 앞서 언급한 상각비를 제외하면 증가율이 가장 높다.
특히 한 자릿수대에 머무른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게 과제다. 올해 LG유플러스는 분기별 7.6~8.6%에 그쳤다. 3분기만 보면 8.2%로, 통신 3사 평균치(8.99%)보다도 낮다. 특히 미국 버라이즌, AT&T 등 글로벌 텔코(통신사)가 해마다 20% 넘는 영업이익률을 거두는 것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한 수준이다.
리더십이 바뀌고 기업의 체질도 변화시켜야 하는 만큼, 조직과 인력 구조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일례로 KT는 비(非)통신 김영섭 LG CNS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 뒤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변화가 빠른 AI 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젊고 유능한 인재를 써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한편, 홍범식 사장은 내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LG유플러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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