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오른쪽). 고양ㅣ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현중(24·호주 일라와라 호크스)은 21, 24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전에 나섰던 남자농구국가대표 중 유일한 해외파다. 고교 졸업 직후 미국대학무대에 진출해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까지 경험한 그는 202㎝의 장신임에도 외곽슛 능력이 뛰어나 큰 기대를 모았다.
이현중은 21일 인도네시아(86-78 승), 24일 호주(75-98 패)를 상대로 총 15개의 3점슛을 시도했으나 1개만을 적중했다. 기대가 컸던 슈팅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선 슈터로서 역할에 집중하면 됐지만, 높이의 열세가 뚜렷한 대표팀에선 리바운드에 가담하고 속공을 전개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느라 부담이 적지 않았다. 2경기에서 평균 13점·10리바운드로 기량을 입증했지만, 그는 조금도 만족하지 못한 눈치였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현중은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뽑아주신 감독님과 협회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2경기 내내 열정을 불태웠다.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노력했고, 상대 선수와 신경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정을 마친 뒤에는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그만큼 대표팀에 진심이었다.
장시간 비행에 따른 경기력 저하에 대해선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17일 호주에서 귀국해 4일 뒤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었지만, 이현중은 이를 핑계 삼지 않았다. 그는 “다 핑계다. 내가 준비되지 않았을 뿐”이라며 “상대팀들도 다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 더 잘 준비하지 못한 내 탓이다. 홈팬들 앞에서 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에 최선의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게 실망스럽다”고 돌아봤다.
여러모로 이현중의 존재는 대표팀에는 큰 힘이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 역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안 감독은 “이현중이 합류하면서 정신적으로도, 경기 내용 면에서도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며 “앞으로 다른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아지면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격려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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