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가 지난달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에 한강 작가의 작품을 세계에 소개한 번역가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번역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모양새다.
인공지능(AI)에게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번역가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그럼에도 번역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작가협회(SoA)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생성형 AI로 인해 번역가의 3분의 1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라고 밝혔다.
인간의 개입 없이 AI가 스스로 문학 번역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까. 문학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 불릴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문맥적 파악 능력이 요구되며, 미세한 언어적 뉘앙스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최근 획기적인 번역 AI 기술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로마에 본사를 둔 AI 기업 '트랜스레이티드(Translated)'는 새로운 AI 번역 도구인 '라라(Lara)'를 출시했다. 번역 능력이 최고 전문 번역가 수준에 근접했다는 게 기업 측의 설명이다. AI 번역 도구 '라라'는 엔비디아 GPU로 훈련됐으며, 200개 이상의 언어를 소화한다.
특히 A급 전문 번역가가 실제 번역한 2500만 건의 작품이 데이터셋으로 활용됐다. 전문 번역가가 검토하고 수정한 작품들이다. 라라는 이러한 지식과 맥락적 이해를 활용해 번역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는 프로젝트에 따라 유연하고 창의적인 스타일로의 번역을 요구할 수도 있다.
중급자 수준의 번역가보다 오류가 적다고 기업 측은 강조했다. 마르코 트롬베티(Marco Trombetti)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이 인간 수준에 도달하면 AI 번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랜스레이티드의 경영진은 더 강력한 새로운 라라가 출시되면 언어적 특이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랜스레이티드는 원어민이 번역한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번역 작품을 만드는 능력을 AI에게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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