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내년 1월 8일로 예정된 K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끈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9)이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허 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가 KFA의 환골탈태를 바라나, 거대한 장벽 앞에서 선뜻 나서지 못해왔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난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내년 1월 8일 예정된 KFA 회장 선거를 통해 4연임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정몽규 현 회장이 아직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허 전 감독은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첫 번째 인사다.
선수시절 국가대표와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 소속으로 맹활약했던 허 전 감독은 지도자로도 프로팀과 각급 대표팀을 이끌었다. 2000시드니올림픽을 거쳐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고, 2010남아공월드컵에선 16강 진출을 일궜다. 국내 감독의 첫 월드컵 16강이다.
행정가로도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13년부터 2년간 KFA 부회장을 역임했고, 2015~2019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맡았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K리그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지냈다.
허 전 감독은 “전임 회장들의 헌신과 지원으로 한국축구는 성장하고 발전해왔으나, 오늘날 불투명하고 미숙한 행정으로 KFA의 위상이 실추됐고, 축구가 퇴보했다”며 “투명하면서 공정한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결책으로는 ‘동행’, ‘공정’, ‘균형’, ‘투명’을 제시했다. 그는 “열린 경영과 소통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 협회 운영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겠다”며 “17개 시도협회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자율적 운영을 꾀하고, 재정 자립 방안도 마련하겠다. 체계적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도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선 실천적 과제도 언급했다. 박지성, 이영표 등 행정 경험이 있는 후배들의 주도적 참여를 희망한 허 전 감독은 “KFA 내부의 각 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고, 새로운 행정 리더를 양성해 유능한 후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풍토를 만들겠다”며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과 유소년 양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건립 중인 천안 축구종합센터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허 전 감독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충분한 소통이 이뤄진 후에 추진했어야 할 큰 프로젝트였다. 기존 활용한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파주 NFC)도 축구계의 자산이다. (천안 센터와) 함께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FA 회장 선거는 12월 25일부터 3일간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진행되며 본 선거 후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차기 회장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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