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 한 허정무(69)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청사진을 밝혔다.
허 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한국 축구는 흔들리고 있다. 깨끗하지도 투명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다. 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체계는 급기야 시스템의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면서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거대한 장벽 앞에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로 남지 않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 추락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우리 축구를 다시 살려내는 데 작은 밀알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80년대 초반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활약하며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이후 1990년 들어 지도자로 변신해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등 프로축구 K리그 팀을 지도했다. 1999~2000년, 2008~2010년에는 대표팀 사령탑을 지냈고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의 업적까지 이뤄냈다. 행정가로서 2013~2014년 축구협회 부회장, 2015~2019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전 하나 시티즌의 이사장을 맡았다.
최근 축구협회는 감독 선임 문제를 비롯해 여러 논란에 직면해 있다. 허 전 감독은 축구협회의 문제에 대해 “단초는 의사결정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독단적인 운영으로 인해 의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 협회장만의 결정만으로 감독 선임 등이 정해져서는 안 된다.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했다.
허 전 감독은 출마 공약으로 ▲열린 경영과 활발한 소통을 통한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 등을 제시했다.
허 전 감독은 “바꿀 건 확실하게 바꿔야 한다. 또 키워야 할 건 확실히 키워야 한다”며 “특히 한국 축구가 세계를 향해 나가고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초를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한국 축구를 만들겠다. 16강이 아닌 8강, 4강으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제 꿈이다”라고 밝혔다.
축구협회장은 지난 1993년부터 31년 동안 현대가(家)가 맡아왔다. 다만 현재 축구협회장인 정몽규 회장의 경우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내년 임기가 끝나는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전 감독은 “(선거 출마에 대한) 외부 압박이 많이 있었다. ‘감히’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하지만 저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면서 “계속해서 도전할 것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목표를 향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장 선거는 내달 12일까지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된 뒤 25일부터 3일간 후보자 등록 기간을 거친다. 투표는 200명의 대의원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장, 산하 연맹 회장, 지도자, 심판, K리그 구단 대표자, 선수 등을 10배수로 뽑고 컴퓨터로 무작위 선정하는 방식이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진행된다. 이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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