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올림픽로)]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가 정몽규 현 회장의 대항마로 나섰다.
허정무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허정무 후보는 기자회견 전에 출마의 변을 전했다. 방관자가 아닌 개혁자로 나서 대한축구협회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축구협회장이 되면 현 상황을 해결할 다섯 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동행 Open KFA, With All로 의사결정 과정 공정화, 투명화를 전했고 팬들의 참여 보장할 조직과 문화, 뉴미디어 소통의 자 확대를 약속했다. 둘째는 공정으로 시스템에 의해 지도자 선발, 각종 계약 체결은 독립된 위원회로 운영하며 협회장, 집행부 입김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셋째는 균형으로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을 강조했다.
넷째는 투명이었다.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및 선임 시스템 마련을 확언했다. “절차와 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연령별 지도자를 육성하고 그 속에서 대표팀 감독 등 지도자를 능력에 따라 체계적으로 선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섯째는 육성이었다.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을 언급했다.
출마의 변을 전한 허정무 후보는 기자회견에 나와 질의응답에 임했다.
[허정무 후보 기자회견 일문일답]
-후보자란 호칭에 대해서는?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대표팀 감독 경선을 할 때 후보라는 호칭을 달은 적이 있다. 그러면서 시드니 올림픽, 아시안컵을 지휘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목표로 나섰는데 아시안컵 이후 물러났다. 한일 월드컵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를 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연초부터 협회장 출마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어느 시점에 최종 결점을 했는지 계기를 말한다면?
처음에는 출마에 부정적이었다. 동기는 ‘왜 축구를 위한 축구협회인데 축구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에 대한 지적을 받아 누군가는 축구인을 대변해서 축구의 장인 축구협회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출마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이는지?
여러 문제가 많았다. 2~3년 동안 사면 파동, 클린스만 사태, 현 감독 선임 문제 등 문제점의 단초는 의사결정 구조에 있었다. 독단적인 운영 방법으로 인해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감독 선임 등은 협회장의 결정만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 앞으로 투명, 공정, 상식을 앞세워 혼자만 결정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풍토를 만들려고 한다.
-유쾌한 도전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긴장을 하고 눈치를 보면 경기장에서도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밝은 분위기가 중요하다. 협회에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스스로 이뤄내는 책임감을 지는 밝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밝고 유쾌하게 도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유쾌한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축구인들이 두 동강, 세 동강 나뉘었다. 세대, 이념으로 나뉘어서 분열되어 있다. 어떻게 봉합하려고 하나?
서두에 말했듯 축구인들이 함께 해야 한다. 의견은 갈릴 수 있으나 축구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함께 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어떤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통합을 위해서 뛰겠다. 시간이 걸리고 효과가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화합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노력하겠다. 모임, 간담회, 지역별 세미나 등 필요한 게 많다. 대의를 위해서 노력하겠다.
다른 종목을 보면 한 가지 목표가 정해지면 힘을 합치는 모습이 있는데 부러웠다. 반면교사 삼아 노력하겠다. 권위적인 것보단 내려놓고 함께 하고 발로 뛰겠다.
-현 집행부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외부의 압박이나 그런 건 있었나?
많이 들었다. 지금도 들리는 중이다. “감히” 이런 말도 들었다.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도전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책도 냈다. 어떤 소리도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될 일에 목표를 두고 나아가겠다.
-당선을 어느 정도 확신을 하고 준비하는가?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캠프도 못 꾸렸다. 기자회견 마치고 선거 전략을 생각하려고 한다. 축구인으로서 자긍심이 있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마지막 헌신을 하고 힘을 쏟으려고 한다. 설사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선이 돼 중임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해보겠다. 유능한 후배 축구인들이 마음껏 나아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지고자 한다.
-정몽규 집행부와 비교하면 허정무 후보의 강점은?
난 현장을 안다. 유소년 축구부터 프로까지, 현장을 모두 잘 알고 있다. 그게 내 장점이다.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을 항상 염두해두고 생각했다. 축구인으로서 감히 도전하는 이유다.
-위기의 여자축구 운영 방안은?
여자축구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거나 미흡하다고 안다. 겨우 명맥을 이어갔는데 북한 여자축구는 17세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걸 보면 약이 오르는 감저잉 든다. 여자축구는 좋아지다가 멈춰서 있다. 리그가 중단되면 여자축구는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이다.
활성화가 필요하다. 저변확대를 더 해야 하고 파주 트레이닝 센터를 급하게 없앴는지, 한국 축구 요람이다. 지금이라도 파주시와도 협의를 해야 한다. 파주트레이닝 센터를 여자축구 요람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자축구도 인기가 많아지고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파주 트레이닝센터는 내가 대표팀 감독할 때 문화체육관광부를 찾아가 만든 곳이다. 파주만한 입지가 가능한 곳이 어디 있나? 천안과 파주를 투 트랙으로 이용해야 한다. 현재 마땅한 활용할 기업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파주와 협상할 여지가 충분히 남아 있다. 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천안축구센터 완공이 과제다. 막대한 예산 확보가 필요한데.
상당히 민감한 질문이다. 이런 문제는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다. 천안축구센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정이 조금 조급했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판단과 분석이 요구되고 계약 체결 및 누가 참여를 하고 어떤 형태를 진행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한 기업이 참여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천안축구센터 설립을 급박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다고 안다. 어떻게 돈을 얻겠는지 하는 건 말하기 어렵다. 비즈니스 맨이 돼서 효율적인 방법을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진행하겠다. 그동안 대기업 총수님께 회장을 하시면서, 투자는 하셨지만 대규모 자금 지원은 없었다.
예전에 용인 축구센터를 건립했었는데 용인시 지차제 310억을 들여 만든 경험이 있다. 국회, 시청을 찾으면서 브리핑도 하고 시의원들과 이야기를 해 용인축구센터를 만든 기억이 있다. 파주 축구센터도 내가 유치하고 만들었다. 벌려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몽규 회장이 자립 기반을 만든 건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계속 진행이 되면 빚더미가 된다. 투명한 경영과 운영이 필요한 때다. KBO의 허구연 총재처럼 할 자신이 있다.
-2014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고 이후에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정몽규 회장을 봤을 텐데 회상하면 어떤 느낌이었고, 어떻게 변했는지 말해달라.
브라질 월드컵 이후에 결과에 책임을 지고 대한축구협회에서 물러났다. 정몽규 회장을 존경하지만 근래 들어와서 행정상 문제를 보였다. 사람 자체를 미워할 이유는 없다. 정몽규 회장은 근본적으로 축구에 대한 열정은 많이 가지신 분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협회에 있는 동안 느꼈던 점은 의사결정 자체가 잘 안 된다고 봤다. 예를 들어서 어떤 안건이 올라왔을 때 그 처리가 각 전문부서에서 의견 조율이 되고 찬반을 거쳐 추진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파주 활성화 등을 말씀하셨는데 당선이 된다면 현 집행부가 진행하는 여러 방향성을 전면 재검토할 것인지.
일단 1부부터 7부 통합은 생각해봐야 한다. 파주 트레이닝 센터 축구인들의 재산이다. 중단시킨다는 건 너무 아깝다. 투자비용 등 모든 면에서 이대로 쓰지 않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다. 설사 천안축구센터를 만든다고 해도 서서히 슬로우 스탭으로 갔어야 한다. 급하게 추진을 하니 문제점이 많다.
이처럼 잘못된 건 바꾸고 독단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문가 그룹을 통해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면서 사안에 대해 결정을 하겠다.
-홍명보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한 의견은?
홍명보 감독을 바라보면서, 고난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는 현 집행부가 결정하고 진행된 사항이다. 난 후보자일 뿐이다.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고 말하는 는 등 어떤 의견을 내는 건 부적절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명한 의견을 밝히겠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기술위원회 등이 다 있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 기능을 복귀시켜야 한다. 협회장 혼자 감독을 선임하고 해임해서는 안 된다. 있는 위원회라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연령별, 남자, 여자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려면 위원회가 하루에 모여서 추천을 하고 선임을 하는 건 어렵다. 임기가 1~2년 남았을 때 미래를 보며 차후 감독감을 리스트업을 할 필요가 있다.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능력 있는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 6개월 1년 이상 검증을 하고 지켜보고 협의도 해야 한다.. 급속하게 진행해 안 좋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 위원회 구성원을 전문가들로 구성을 하고 임원들 간섭을 받지 않고 서류상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증명해야 한다.
시스템을 만드는 건 시급하다. 해외 거점 마련도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 유스 선수들이 유럽에 굉장히 많은데 정보를 몰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진출을 할 때 도움을 주며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유럽 거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선진축구를 받아들이는 교육적 의미도 있다. 연계가 돼서 국내 선수들도 무작정 가는 게 아니라 계획 속에서 제대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유럽 거점이 할 수 있다. 임무를 맡게 된다면 반드시 해외 거점을 만들겠다.
독일 도르트문트 등에도 만들 수 있겠지만 프랑스 남쪽, 스페인 북부 빌바오, 말라가 등도 좋다. 차후에 논의를 거쳐 하겠다. 못할 일은 절대 아니다.
-젊은 축구인들의 행정적 참여도 가능하다고 말했는데 박지성, 이영표 등 대한축구협회에서 잠깐 일했던 제자들도 활용할 생각이 있는지.
젊은 축구인들의 행정적 참여 권유는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 축구인들이 행정에 참여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잠깐 들어왔다 나간 축구인들이 많은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분위기가 안 돼서 빨리 나갔다. 해외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들러리 역할이 아닌 실제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팬들과 소통을 하겠다고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면 A매치는 표를 못 구하지만 일반 국내 경기는 자리가 많이 빈다. 그래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 마일리지 제도는 금융 당국 등과 협의를 할 필요가 있는 공약이긴 하다. 지금 구상을 말하자면 국내 축구 활동에 참여한 경우에 이를 마일리지로 적립을 해서 A매치 우선 관람 권한을 주려고 한다. 또 다른 예를 들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하는데 응원단을 보내는데 그럴 경우 마일리지가 높은 팬들에게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을 줄 수 있다. 이렇듯 팬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많이 주면서 소통을 하려고 한다.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가 출마의 변이 있더라.
달걀이 부화하려면 밖에 있는 어미와, 알속의 병아리가 알을 깨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한 사람만 해서는 안 되고 양쪽에서 더 힘을 합쳐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각오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든 감수하고 있다. 예전 감독 할 때도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협회장이 된다면 공정하고 투명한 협회를 만들겠다. 한국 축구가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키울 건 키우고 바꿀 건 바꿔서 한국 축구가 월드컵 8강, 4강으로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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