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사건은 10만8362건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역대 최다 기록(12만1017건)을 1년 만에 다시 경신할 전망이다.
개인회생은 어느 정도 소득이 있지만 빚을 모두 감당할 정도는 안 될 때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개인회생 신청이 인가되면 재산 정리와 함께 법원이 정해준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을 일정 기간(3~5년) 동안 모두 채무 변제에 사용해야 한다. 이 기간에 빚을 성실히 갚으면 남은 채무는 면책된다.
개인회생이 늘어나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채무자들이 크게 늘었는데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며 상환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당시 급증한 자영업자 대출과 부동산 활황기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온 대출)이 고금리 시기 '폭탄'으로 돌변했다. 집합금지 등으로 매출이 줄어든 코로나19 시기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빌렸으나 고물가 속에 소비자 지갑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21년 2분기 3.96%였던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0.2%까지 뛰었다. 부동산 시장도 2022년을 기점으로 꺾이면서 대출이자에 허덕이면서도 집을 팔지 못하는 차주들도 발생했다.
저성장 속에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에 어려움이 가속화되는 점도 개인회생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9세 이하 개인회생신청 건수(서울회생법원)는 1733건으로 지난해 동기 1536건에 비해 12.8% 늘었으며 30대(30~39세)는 같은 기간 2790건에서 3272건으로 17.3%가량 늘었다. 지난해 29세 이하 개인회생신청자 중 77%는 생활비·주거비로 인해 처음 빚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을 필두로 올해 가계대출 잔액이 급증했으며, 앞서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와 고물가에 눌려 내수 회복세는 요원하다. 카드론·보험약관 대출 등 급전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울러 가상화폐·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인한 개인회생도 우려사항이다. 서울 지역 한 법무사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회생신청이 전반적으로 늘었다”며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인한 회생신청도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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