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교육계·법조계에 따르면 연세대 자연계 논술시험에 응시한 일부 수험생들은 지난 21일 카카오톡에 재시험 반대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이 방을 통해 탄원서 제출, 가처분 신청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해당 채팅방에 참여 중인 A수험생은 “합격·불합격을 떠나 연세대가 정상적으로 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을 경우 전체 대학 입시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B수험생은 “불합격하더라도 재시험을 치르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며 “재시험을 치를 만큼의 부정행위는 없었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가처분 효력 금지 및 본안 소송은 지난달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린 자연계 논술 시험 135개 고사장 중 한 곳에서 문제가 사전 유포됐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한 고사장 감독관의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 전에 배부됐다 회수됐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유출됐다는 것. 이 때문에 다른 고사장에서 문제없이 시험을 치른 수험생 일부는 재시험에 반대하고 있다.
‘맞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들은 시험 무효·재시험을 요구하는 수험생들에 반대해 학교가 합격자 발표를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무법인 시우는 합격자 명단을 예정대로 발표할 것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 소송 참가자를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우 측은 “비공개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논술 시험의 후속 절차는 중단된 상태다. 본래 연세대는 12월 13일 해당 전형의 최초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지난 15일 수험생이 학교를 상대로 제기한 논술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연세대 측은 이에 불복, 이의를 제기했으나 지난 20일 기각됐으며, 대학 측은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논술 시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은 서울고법에서 또 한번 다뤄지게 됐다.
한편 수험생들이 이번 논술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며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다음달 5일로 잡혔다. 앞선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인한 연세대의 논술시험 후속조치 중단 등 효력은 본안 판단 선고까지만 유지된다.
본안 소송 선고 때까지 당분간 연세대 입시 일정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은 261명으로 해당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1만 444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세대 입시가 다른 대학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교육부와 대학이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