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임지연과 추영우가 <옥씨부인전> 촬영 현장에서 서로에게 놀랐던 순간들

Part 2. 임지연과 추영우가 <옥씨부인전> 촬영 현장에서 서로에게 놀랐던 순간들

에스콰이어 2024-11-25 14:00:00 신고

드레스, 슈즈 모두 페라가모.

드레스, 슈즈 모두 페라가모.

지난주에 공개된 1차 티저 영상부터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이런 댓글이 좋아요를 200개 넘게 받았어요. “포스 미쳤다 임지연 연기차력쇼 벌써 기대됨.”
아유.(웃음) 뭐라고 해야 할지….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함께 연기를 하면서도 ‘와’ 하고 놀란 적이 많았거든요. 억울함이나 처절함을 표현할 때, 통쾌한 순간을 표현할 때도 그랬지만 저는 특히 구덕이와 옥태영을 오가는 지점이 놀라웠어요. (〈옥씨부인전〉은 노비였던 구덕이가 신분을 속이고 양반의 정실부인인 옥태영으로 살아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옥태영의 무게감이 필요한 상황들 속에서도 얼핏얼핏 구덕이의 모습을 내비치는데, 그렇게 해도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옛날 구덕이의 모습이 겹쳐져서 더 사랑스럽고, 더 마음이 아파지죠. 시청자들도 구덕이가 노비였을 때부터 함께 이야기를 따라갈 테니 분명 거기서 전달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그건 지연 씨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표현하신 부분이겠죠?
저는 옥태영을 연기할 때도 늘 ‘옥태영을 연기하고 있는 구덕이’를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구덕이가 자신의 과거를 다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이 된 게 아니니까. 구덕이는 어쩔 수 없이 옥태영이라는 인물이 되었고, 그 사실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게 다 구덕이일 수밖에 없는 거죠.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레이어로 ‘다른 누군가를 연기하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 저는 상상조차 안 되긴 하네요.
저는요, 사실 오히려 제가 영우의 입장이었다면 너무너무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한 작품에서 두 인물을 표현한다는 게, 저도 해본 적이 없어서 가늠은 안 되지만 부담감이 엄청난 일이거든요. (추영우는 〈옥씨부인전〉에서 1인 2역으로 천승휘와 성윤겸 두 인물을 연기했다.) 전혀 다른 인물이라는 느낌을 주면서도 그 차이를 주는 강도가 너무 과해지면 안 되는 부분이니까요. 두 인물이 다른 캐릭터들을 대하는 상대성도 다 다르고,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 미묘한 차이를 화면에서 보여주더라고요. 참 영리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요. 저는 영우 씨가 1인 2역으로 나온다기에 쌍둥이나 배다른 형제, 하다못해 사촌이라는 설정이겠지 했는데 시놉시스를 보니까 아예 다른 인물이더라고요. 시청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는 셈인데, 부담이 되지는 않았어요?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죠. 저뿐만 아니라 감독님도 걱정을 많이 하셨고요. 방금 지연 누나가 말한 것처럼 초반에는 ‘차이를 주자’ 하는 부분에 너무 신경을 써서 오히려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갈수록 저절로 천승휘와 성윤겸 각각의 인물에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되니까 나중에는 재미있더라고요.
두 인물이 한 장면에 동시에 등장해서 서로 대화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장면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연기는 물론이고 연출, 세팅까지 다 너무 좋거든요. 〈옥씨부인전〉이 또 미술 면에서도 준비를 많이 해서 그런 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
맞아요. 의상도 그래요. 흔히들 사극은 ‘한복빨’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희 작품 한복이 정말 예뻐요.
천승휘 캐릭터는 또 직업이 ‘전기수’더라고요. 그게 우리가 생각하는 이야기꾼 같은 개념인 건가요?
맞아요. 기본적으로 이야기꾼인데, 지금의 크리에이터 겸 탤런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들도 한 가지 콘텐츠를 하다가 그게 진부해지면 다른 것도 시도하잖아요. 전기수도 그냥 이야기를 읽어주다가 춤도 춰보고, 노래도 살짝 넣어보고 하는 거죠. 무용도 하고 판소리도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보면 돼요.
무용과 판소리도 준비를 좀 하셔야 했겠군요.
네. 재미있었습니다. 판소리 선생님께 소리를 좀 배웠고, 무용도 이번 작품 준비하면서 꽤 오래 했어요. 성윤겸은 또 무예 실력이 뛰어난 인물이라 검술, 활 쏘는 법, 말 타는 법을 연습했고요.
힘들었겠죠? 근데 본인은 실제로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뭔가 새로운 걸 배워서 현장에 와서 연기 안에 활용한다는 그 감흥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코트 잉크. 셔츠 스튜디오 톰보이. 팬츠 토즈. 슈즈 보테가 베네타.

코트 잉크. 셔츠 스튜디오 톰보이. 팬츠 토즈. 슈즈 보테가 베네타.

영우 씨는 실제로 노래도 잘하고, 특기는 현대무용이고, ‘골든웨이브’ 같은 국제적 행사에 MC로 서거나 아이돌들과 챌린지도 찍고 있잖아요. 연기 외의 영역에도 관심이 좀 있다고 보면 되는 걸까요?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일단 배우고, 연기가 너무 좋아요. 나머지는 그냥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하면 재미있어서 하는 거고요. 만약 작품에 도움이 되는 뭔가가 있다면 그것도 연기의 일부니까, 그때는 정말 열심히 하죠. 이번 작품에서도 OST를 불렀거든요. 2주 전인가? 감독님이 갑자기 전화하셔서 묻더라고요. OST 불러볼 생각 있냐고. 그래서 저는 작품에 도움이 된다면 해보겠다고 했죠.
1인 2역을 하면서 판소리, 무용, 검술, 활 쏘는 법, 말타기까지 배운 사람에게 OST까지 부르게 했군요.
(웃음) OST는 촬영 다 끝나고 제안 주신 거라,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영우가 정말 가진 게 많은 친구인 것 같아요. 배우라는 영역 안에서만 봐도요. 일단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좋아서, 캐릭터를 존재감 있게 만들어주는 능력이 있더라고요. 저는 그게 훈련을 한다거나 경험을 쌓는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타고난 부분인 거네요.
제가 본 영우는 아주 순수한 사람이에요. 뭘 하든 너무 어렵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매력이 있죠.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그래서 연기를 잘하나 봐요.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라고.
사실 저는 반대로 이번 촬영을 하면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누나 연기하는 거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은 거죠.
슬슬 마무리 질문을 드릴까 봐요. 11월 30일에 〈옥씨부인전〉 첫 회가 공개될 예정이에요. 어떤 기대를 품고 보면 좋을까요?
요즘 보면 사극이 연령층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장르가 된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고, 좀 더 어린 친구들도 좋아하고요. 오랜만에 만나는 높은 퀄리티의 사극을 기대하신다면 충분히 만족하시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있잖아요.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애틋해지고, 응원하게 되는 드라마. 서스펜스적인 측면도 있고 웃긴 부분도 있지만, 보고 나면 결국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드라마를 기다리셨던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연 씨는 오랜만에 시청자들의 응원을 좀 받겠군요.
(웃음) 맞아요. 구덕이 응원을 많이들 해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구덕이가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저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작품을 어떻게 보실지 기다려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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