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IPO 삼수생’ 케이뱅크, 비트코인 반사이익 덕 볼까

[기획] ‘IPO 삼수생’ 케이뱅크, 비트코인 반사이익 덕 볼까

더리브스 2024-11-25 09:01:46 신고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케이뱅크가 두 번째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다. 내년 초 삼수를 앞둔 가운데 흥행이 관건인 만큼 대출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관련 반사이익을 통한 성장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케이뱅크는 최우형 행장 체제로 바뀐 이후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올 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으로 역대 실적을 거뒀다. 여수신 및 자체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을 통해서다.

하지만 앞서 흥행에 실패했던 IPO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에 따른 반사이익에도 기대를 걸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 흐름상 케이뱅크에 특화된 비트코인과 금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내년 IPO 재도전 나서는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내년 또다시 IPO 도전에 나선다. 상장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거란 기대감이 쏠리며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부상했지만 수요예측 부진 등의 이유로 결국 연내 상장은 불발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두 번째 IPO 연기 이유에 대해 “현재 공모주식이 82000만주인데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돼 상장을 연기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예견된 실패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상장 후 주식 대량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재무적투자자(FI)의 구주매출이 50% 가량 포진돼있는 점과 업비트 의존도가 낮지 않다는 점 등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케이뱅크는 당시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기업으로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을 선정하면서 국내 은행보다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교기업의 평균 PBR은 2.56배인데 국내 비교군인 카카오뱅크와 주요 금융지주는 1.62배, 1배 미만이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IPO 재도전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예정이다. 지난 8월 말에 통과된 상장 예비심사의 효력 기간이 내년 2월로 만료돼서다. 최 행장은 지난달 29일 ‘제9회 금융의 날’ 행사장에서 케이뱅크를 시장 친화적으로 재정비해 내년 1월 다시 시도해보려 한다고 발표했다.


실적은 상승세


비록 케이뱅크가 두 번이나 IPO 추진엔 실패했지만 실적은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올해 초 최 행장 체제로 바뀌면서 케이뱅크는 올해 분기 누적 순이익으로는 역대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0.6% 개선된 370억원을 거뒀다. 누적 순이익은 1224억원으로 같은 기간 220.2% 성장했다.

여수신 규모도 성장했다. 3분기 케이뱅크의 여신 총잔액은 담보대출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한 16조1912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잔액은 각각 4700억원, 2000억원 늘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증가분 70%는 대환대출 상품이다.

수신 총잔액은 21조950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7.4% 늘었다. 지난 9월 초 플러스박스 고객의 예치(5000만원 초과) 잔액에 연 3% 금리를 적용하고 기존 한도를 폐지하는 등 혜택을 늘린 영향이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건전성은 소폭 개선됐다. 올 3분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0.88%과 0.84%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02%p, 0.04%p 감소했다. 반면 무수익여신비율은 1.28%로 0.03%p 늘었다.


비트코인·금 반사이익 기대


22일 16시 45분 비트코인 시가.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22일 16시 45분 비트코인 시가. [사진=네이버페이증권 캡처]

이미 케이뱅크가 IPO를 두 차례 연기한 만큼 현재 실적만으로는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달 IPO 연기를 결정한 이후 케이뱅크의 희망 공모가를 조정하고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다시금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결정타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게 비트코인 상승세다. 최근 미국 대선과 중동 전쟁으로 비트코인 인상과 금 관련 수요가 늘었다. 케이뱅크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1위인 업비트와 제휴 중이며 지난 15일 은행권 최초로 NH투자증권과 손잡고 한국거래소에 금 투자 서비스를 개시했다. 

웹3 컨설팅 기업 디스프레드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 Trump) 후보 당선 이후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업비트의 거래대금이 10.73배 증가했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총 거래대금은 8.75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가상자산거래소의 예치금 이용료율이 높게 책정되면서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비용 부담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거래가 다시금 활발해진 만큼 가장 많은 가상자산화폐거래 고객을 보유한 업비트와 케이뱅크로서는 현시점이 호재다. 지난 22일 16시 35분 기준 비트코인 시가는 1억3865만원이다.

게다가 최근 금 시세도 다시금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전쟁 등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안정자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날 종가는 12만1930원으로 전일 대비 1.08% 올랐다. 

한편 케이뱅크는 내년에 재도전하는 IPO 공모 구조를 언급하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IPO는 내년 초에 다시 도전하는 것으로 준비할 예정이다”라며 “공모구조를 비롯한 조건에 대해서는 어떤 지점을 찍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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