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이목이 쏠렸던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다. 업계에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을 유력한 부회장 승진자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21일 LG디스플레이 이사회가 정 사장의 부회장 승인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구 회장은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당시 권봉석 LG전자 사장을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이후 부회장 승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구 회장이 그룹 '지휘봉'을 잡은 첫해 LG는 권영수(㈜LG)·박진수(LG화학)·하현회(LG유플러스)·차석용(LG생활건강)·한상범(LG디스플레이)·조성진(LG전자) 등 6명의 부회장을 뒀다. 모두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임명한 인사였다. 이듬해 2019년 임원인사를 통해 물러난 박진수 부회장에 이어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LG화학 수장으로 선임되며 부회장단에 변화가 시작됐다.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직접 영입한 1호 인사다.
6인의 부회장단은 한상범·조성진 부회장이 물러나며 2020년 4인 체제로 바뀌었고 2021년 인사에선 하현회 부회장까지 용퇴해 3인 체제로 재편됐다. 이후 권 부회장이 승진해 2022년 부회장단은 4명으로 늘어났으나 차석용·권영수 부회장이 해를 건너 퇴임하면서 현재의 2인 부회장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선 두 사람이 부회장 승진 문턱을 넘기는 아직 결과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구광모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LG그룹은 부회장단을 계속해서 줄여왔는데 이번 인사는 승진보다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 안정화에 주안점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일시적으로 실적이 좋았으나 이후 뚜렷한 성과를 만들지 못했고 LG디스플레이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급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조주완 사장과 정철동 사장은 각사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부회장 타이틀을 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 체제의 LG전자는 가전기업 한계를 넘어 스마트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30년 무형(NoN-HW)·B2B·신사업 매출 및 영업이익 비중을 50% 이상 끌어올리고 전체 매출 100조원, 7·7·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달성 등이 주요 골자다.
매출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수익성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최대치였으나 별도 기준 15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돈 '어닝쇼크'로 TV, 전장, 등 주요 사업 부문이 대부분 부진했다. 특히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99%나 급감했다.
또 조 사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북미, 유럽 등을 찾아 기업설명회(NDR)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조 사장이 취임한 첫해인 2022년 1월 14일 14만6000원을 기록했으나 현재는 9만원 대에 머물고 있다. 또 LG전자는 한국거래소가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 및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되지 못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오랫동안 적자 늪에 빠져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확실한 상태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1월 8일 1만417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세웠으나 지난 13일에는 9640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세웠다. 정 사장 취임 후 불과 10개월 만에 주가가 32%나 감소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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