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다음달 23일부로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펫토닥' 서비스를 종료한다. 펫토닥은 만성질환을 가진 반려견·반려묘들의 건강을 일지처럼 측정, 기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지난 1월 베타버전을 출시한 뒤 사용자 반응을 지켜봤으나, 생각보다 반향이 크지 않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연내 정식 서비스 전환을 꾀하던 천체망원경 원격 관측 및 천문 전용 콘텐츠 서비스인 '스타허그'도 같은 수순을 밟았다. 기업들이 보통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1~2년간 지켜보던 것과 비교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결단이 내려졌다는 평가다.
다른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KT는 2017년 선보인 내비게이션 앱 '원내비' 서비스를 내년 1월 종료한다. 미들마일(화물운송 중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며 인수한 '롤랩' 지분도 매각했고, 베트남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손을 뗐다. 이밖에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민클', 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도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서비스 1년여 만인 지난 20일 미들마일 플랫폼 '화물잇고'의 철수 계획을 세웠다. 또 발신자가 전화를 걸면 수신자에게 요금 부담 사실을 알려 통화 의사를 확인한 후 연결해 주는 '콜렉트콜'과 비대면 시대 신사업으로 주목받던 '홈트레이닝' 플랫폼도 더 이상 서비스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AI가 통신업계 새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본격적인 투자를 결정,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에 대한 '군살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는 최근 '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T는 올해 2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비스 기업 '람다'에 2000만달러(약 28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6월 미국 AI 검색엔진 기업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40억원), 7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SGH'에 2억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앞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가 2028년 AI 매출로만 9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들이 주력하는 분야는 'AI 에이전트'다. 최근 많은 이들이 두세 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듯, 앞으로는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쓰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믿음이 근거다.
SKT는 일찌감치 '에이닷'을 선보여 지난달까지 277만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LGU+는 출시 열흘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통화녹음이 지원되지 않던 아이폰 유저들의 가려움을 AI로 풀어준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KT 역시 MS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조만간 AI 에이전트를 선보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면서 "다양한 비(非)통신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던 통신사들이 기존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AI 투자에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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