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 만에 신곡 '첫사랑, 이 노래'…"슈스케 영상, 웃음 포인트이자 동기부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스스로 더욱 발전하고 싶었어요. 도태되거나 (기존 작품을) 답습하지 않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죠."(김재흥)
4인조 밴드 딕펑스가 25일 2년 7개월 만의 새 싱글 '첫사랑, 이 노래'를 들고 오랜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2010년 데뷔한 이들은 2012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4'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렸고 '비바(Viva) 청춘', '안녕 여자친구', '약국에 가면'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딕펑스는 "너무 오랜만에 나와서 기대가 많이 된다"며 "앞으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 일단 싱글을 냈다. 빠른 속도로 많은 곡을 들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첫사랑, 이 노래'는 행복한 기억의 한때를 추억하는 듯한 로맨틱한 팝 사운드의 곡이다. 김현우(피아노)의 따뜻한 연주에 박가람(드럼)과 김재흥(베이스)의 앙상블이 어우러지며 사운드의 재미를 더한다. 김태현(보컬)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듣는 이를 즐거운 추억 속으로 안내하는 듯하다.
김태현은 "딕펑스가 새로 다시 나오는 느낌도 있어서, 꼭 사랑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어떤 것을 다시 시작할 때 느끼는 설렘을 이번 노래에 표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김재흥은 "어릴 때는 패기를 장착하고 흥분, 들뜸과 비슷한 종류의 설렘으로 음악을 했다"며 "지금은 과거의 낭만을 다시 느끼는 듯한 설렘"이라고 한층 성숙해진 색깔을 설명했다.
김현우 역시 "부모님이 50세가 다 돼서 대학에 들어가셨는데, 굉장히 설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며 "우리 역시 이번 작업을 통해 아직 계속 음악을 하고 있다는 데 설렘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첫사랑, 이 노래'는 딕펑스가 지난 2022년 4월 스페셜 앨범 '섬타임즈'(SUːM TIMES) 이후 2년 7개월 만에 내놓는 곡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음악적 고민이 깊어지고 소속사도 바뀌면서 본의 아니게 공백이 길어졌다.
김태현은 "우리가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멤버 각자가 곡을 만들다 보니 딕펑스란 이름 아래 한데 모이는 것도 시간이 흐를수록 어려워졌다"며 "이를 조율해 줄 프로듀서를 오랫동안 찾았고, 새 소속사를 만나고서야 신보가 나오게 됐다. 우리도 공백이 이리 길어질지 몰랐다"고 돌아봤다.
김재흥도 "대중은 우리에게 '딕펑스다움'을 기대하겠지만, 우린 여전히 그게 무엇일지 찾는 중"이라며 "우리 내부에서도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 프로듀서(박성일 음악 감독)가 있는 회사를 만나면서 '첫사랑, 이 노래'로 일단 시작해보자고 했다"고 떠올렸다.
멤버들은 신곡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프로듀서의 존재가 중요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곳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가 다른 곳은 잘 보지 못하는 것처럼, 딕펑스도 우리끼리만 만족할 게 아니라 제삼자의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했어요."(김현우)
딕펑스는 2010년 데뷔 이래 14년, '슈퍼스타 K4' 이후로도 12년을 달려왔다.
멤버들은 시내 클럽에서 조금씩 인기를 쌓아가던 시절(김현우)과 음악 축제에서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던 경험(김태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하지만 멤버들에게나 대중에게나 딕펑스 하면 엠넷 '슈퍼스타 K4' 무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나 포미닛의 '뮤직(Musik) 등으로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밴드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각인시켰다.
박가람은 "지금도 '슈퍼스타 K4' 영상, 특히 '고추잠자리' 무대를 주기적으로 본다"며 "우리를 칭찬하는 댓글을 보면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음악이란 끈을 놓지 않게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멤버들이 운 무대도 있는데, 지금도 저의 웃음 포인트"라고 웃었다.
딕펑스는 내년 초 미니음반을 내고 활동을 이어간다. 내년에는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를 열고 싶은 바람도 있다.
"옛날에는 잘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우리 음악을 들을 때 스스로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음악을 꾸준히 찾아주는 분들이 있는 한 계속 딕펑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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