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마일은 산업용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 중 하나다. 2014년 설립 이후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다. 자율주행 단계는 0부터 5까지 6단계로 구분된다. 레벨4는 작동 구간 내에서 차량이 도로 상황을 자체적으로 인지해 비상시에도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한 단계를 말한다.
● 20t 트레일러 매달고 알아서 ‘척척’
이지마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지토우는 유럽, 아시아 등에 있는 공항과 공장 등 15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인 BMW그룹은 이지토우를 활용하는 대표 기업 중 한 곳이다. 그룹이 보유한 자동차 생산 기지 중 가장 큰 독일 바이에른주 딩골핑 공장에서 자동차 외장에 쓰는 강판 등을 외부로 나르는 데 이지토우를 쓰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중장비, 농기계 제조사인 존 디어도 이지토우를 도입해 콤바인 수확기를 나른다. 세계 1위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의 루마니아 블라지 지역 공장에선 이지토우가 오가는 거리가 2.5km나 된다.
이지토우는 툴루즈 공항뿐만 아니라 일본 나리타 공항, 싱가포르 창이 공항 등에서도 승객 수하물, 화물 등을 나르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이지마일 관계자는 “공항 내 지상 조업 장비를 만드는 회사와 합작회사를 세워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했다.
● 24시간 자율주행으로 생산성 높여
또 창고 내·외부 배송이 모두 가능해져 효율성이 높다. 기존 물류 현장에서도 부품류 등을 운반할 때 무인운반차(AGV)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자기장 띠 등 별도의 장치가 설치된 곳만 오갈 수 있어 창고 외부로는 이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인 배송 차량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 교통부와 교통안전국으로부터 안전규제를 면제받은 최초 스타트업 누로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에서 자율주행 이력만 160만 km 이상을 쌓았다. 7개 차종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월마트, 페덱스 등과 협력하며 배송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2018년 설립된 미국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코디악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텍사스주 랭커스터까지 승용차용 타이어 장거리 운송에 자율주행 트럭을 투입했다. 스웨덴 화물 모빌리티 스타트업 아인라이드는 아예 트럭 운전석을 없애 생산 비용을 낮추고 적재 용량을 높였다. 이 회사는 2025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전역에 550km 자율주행 트럭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을 세웠다. 완성차 기업 볼보는 올해 5월 전직 구글·우버 연구자들이 창립한 스타트업인 오로라와 손잡고 개발한 자율주행 트럭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국내에서 산업용 자율주행은 일정 조건에서 규제를 면제·유예해 주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걸음마를 떼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율주행 트럭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운송 서비스가 도입됐다. 레벨 3단계로 운전자가 탑승하며 위험 상황 발생 시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제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자율주행이 운전자의 사고 위험을 낮추고 생산성 향상을 돕는 핵심 카드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덕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이 확보한 자율주행 기술은 세계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수준인 만큼 전용 차로 같은 기반시설을 갖추면 성능을 더욱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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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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