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니가타현 사도시 소재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에서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은 추도사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1989년 폐산에 이르기까지 사도광산의 개발은 계속됐고, 광산 노동자들 중에는 1940년대에 전시 노동자에 관한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서 오신 많은 사람들도 포함돼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상황으로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이 땅에 도착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든 노동에 종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금이야말로 선인들이 이어온 역사를 되새기고, 이를 미래에 계승해 가야 한다. 앞으로 니가타현 및 사도시와 한국과의 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쿠이나 정무관이 언급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는 일본이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성공한 뒤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대사를 통해 냈던 입장문에 언급됐던 표현이다.
일본이 이날 '강제징용'을 전격적으로 인정하진 않으면서도 당시 한국 정부가 수용한 표현을 추도사에 언급한 것은 이번 추도식이 정부의 불참 결정으로 파행된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사 상당 부분을 '한반도 노동자' 관련 설명과 한일관계에 할애했다. 또 이쿠이나 정무관은 추도사에서 니가타현 및 사도시와 한국 간 문화 교류를 언급하며 한일관계의 동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냈다.
다만 일련의 논란을 의식한 듯 이쿠이나 정무관은 취재진의 별도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추도식 종료와 함께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당초 1시간으로 예정됐던 이날 행사는 한국 측의 불참 속 30여분 만에 종료됐다. 박철희 주일대사를 비롯해 유족 9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며 한국 측 역시 추도사 및 헌화를 일본과 나란히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측이 정부 대표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정무관을 참석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정부는 개최 하루 직전에 불참을 통보했다.
일본에 방문한 강제징용 유가족 등은 내일인 25일 오전 9시 사도섬에서 자체적으로 추도식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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