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 등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영토 탈환을 위해 북한군이 투입됐다고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까지 들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밝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추가 "시험"을 예고했다. 양쪽의 최근 미사일 공방이 전황의 실제적 변화보다 도널드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정치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CNN 방송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 소식통이 북한군 기술 고문단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북한군의 방문 목적은 분명하지 않고 러시아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군이 마리우폴 내에서 러시아 부대와 분리돼 있는 상태로 자체 숙소, 음식, 음악, 영화를 제공 받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군과는 달리 다른 외국인 병사들은 러시아 부대에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 쪽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도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무선 감청 결과 북한군이 하르키우 지역에서도 발견됐다"고 CNN에 밝혔다. 방송은 우크라이나 153기계화여단의 통합 사령관 나자리이 키샤크도 우크라이나 언론에 북한군이 "이미" 하르키우에 들어와 있다며 "이들이 부대를 나누고 전투 부대를 강화하며 최전선에 소수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내 최전전까지 투입됐다면 "전선 전역에 걸쳐 러시아 동맹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쿠르스크에 북한군 1만1000명 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 중이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새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개암나무)'를 발사한지 하루 만에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시험"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22일 푸틴 대통령은 국방부, 방위산업체, 미사일 개발업체 지도부와의 회의에서 오레시니크 미사일 "재고가 있고 그러한 시스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에 발생하는 안보 위협 상황과 특성에 따라 전투 상황을 포함해 이러한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는 한 미국 당국자가 러시아가 사용한 무기는 시험용으로 수량이 제한돼 있어 전장에 정규 배치할 능력은 없다고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중거리 미사일 사거리는 3000~5500km로 러시아에서 유럽 전역 타격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24시간 내" 종결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뒤 협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역설적으로 전투는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전선을 기반으로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 탓에 양쪽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점령 혹은 탈환하려는 시도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대응 속도도 빨라져 러시아가 쿠르스크에 북한군을 투입한 것을 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요구해 온 미국 제공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우크라이나는 곧바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에 나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인지뢰 공급도 허용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핵 교리를 개정해 핵무기 사용 기준을 낮추며 위협에 나섰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했다. 이 모든 긴장 고조가 지난 일주일 사이 긴박하게 이뤄졌다.
23일 <뉴욕타임스>는 최근의 미사일 공방이 지상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트럼프 당선자 취임을 앞두고 군사적 목적보단 정치적 목적이 반영된 공격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분석가들이 우크라이나가 최근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내부로 발사 허가를 받은 미사일이나 러시아가 발사한 실험용 미사일 모두 중요한 군사적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한 양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레시니크 또한 "보여주기" 목적으로 가짜 탄두를 실어 발사했다는 의혹이 우크라이나 쪽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의회 국방정보위원장 로만 코스텐코가 우크라이나 당국이 해당 미사일에 가짜 탄두만 실려 있었던 것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코스텐코 위원장은 중동부 드니프로를 향해 발사된 이 미사일에 의해 형성된 구덩이 폭이 1.5m 가량으로 그러한 폭발은 2파운드(약 900g) 정도의 폭발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미사일이 정말로 빈 채로 발사됐다면, 전적으로 보여주기식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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