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2019~2021년)을 지냈던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특성 중 하나로 ‘용두사미’를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집권 1기 시절 추진했던 반(反)이민·중국 정책 등이 후반으로 갈수록 추진력을 잃었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다만 김 의원은 우리 정부가 능동적으로 나서 곧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처럼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은 우리 기업들의 손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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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본인이 공언한대로 IRA 보조금을 감축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RA 폐지에 따른 정치적 비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깔려 있다.
그는 “트럼프 말고도 해당 지역 상원 의원이나 주지사들이 (우리 기업들의 투자를) 자기 업적으로 삼고 싶어한다”고 말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했던 것을) 다는 못 받겠지만 완전히 폐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가 자신들의 중간선거에서 IRA 덕을 봤던 점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가 IRA 보조금을 완전 폐지한다고 해도 주 단위의 세금 공제 등의 혜택과 지원은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결국 미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100% 망가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 정부에도 트럼프 당선인 등을 상대로 선제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조지아 주에 7조원 가량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생산을 지은 현대차나 배터리 공장을 신설·증설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업이 큰 손해를 보지 않도록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이익은 줄고,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 안에서도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챙길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원해진 정도를 넘어 악화된 러시아와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종결될 것이라는 가정 아래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트럼프는 푸틴을 손을 들어주는 방식으로 휴전을 하고 러시아와 중국 사이를 가르려고 할 것”이라며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으면 우리는 또 소외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이 따라야 할 모델로 인도를 들었다. 인도는 러시아와 미국 간 실리 외교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로부터 값싼 원유를 수입하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안보 협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이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전망이다.
그는 “트럼프는 기존의 상황을 흔든다”면서 “이를 우리에게 좋은 쪽으로 끌고 가는 게 정부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 트럼프를 설득해 김정은과의 만남을 주도했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줬다”면서 “물론 결과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런 정도의 정부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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