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CEONEWS=박수남 기자] 주인공 미구엘은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상학자였다. 모두 그를 믿었고 그를 좋아했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도취하였다. 자신의 인기에, 자기 영향력에, 자신의 존재감에. 더불어 그는 잃어버렸다. 하나뿐인 딸과의 관계를.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기상학자. 그것은 마치 마약과도 같은 달콤함이었으리라.
그러나 한차례 쏟아진 우박 덩어리들은 그의 삶을 나락으로 이끌었다. 생이란 이 얼마나 불가항력적인 것인가? 인생에 삽입되는 조그마한 삽화 하나가 한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도화선이 되어버린다. 주인공 미구엘은 자신의 예보를 무참히 망가뜨린 우박으로 인해 소원했던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또한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기상전문가를 통해 진정성에 대해 자문하였다. 누구를 위한 일기예보인가? 무엇을 위한 일기예보인가?
우박을 맞기 전 미구엘에게 일기예보란 자기 삶의 훌륭한 커리어를 보여주는 도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박으로 인해 모든 자신의 커리어가 부정당했을 때. 그는 서서히 배울 수가 있었다. 잃어버린 가치들을. 그리고 진정성을.
영화 말미의 기적 같은 우박을 예견한 시골 농부는 물었다 미구엘에게. 당신의 커리어를 위해 이 정보를 이용할 것인가? 라고...미구엘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기 능력을 그저 자신의 화려한 삶을 비추어주는 쇼윈도용으로 삼았다는 것을...그리고 그러한 능력 또한 자연의 불가항력으로 인해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다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러한 불가항력적인 삶의 삽화가 펼쳐졌을 때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보고 잃어버렸던 가치를 되찾는 것이었다.
우리의 삶 속에도 언제든지 주먹만한 우박은 내릴 수 있다. 교통사고이든. 운명의 장난이든. 다만 우리도 미구엘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러한 시간에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우리에게 찾아올 우박이 내리는 날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리겠지만 대신 소중한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불가항력을 긍정할 수 있다면 말이다.
Copyright ⓒ CEO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