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5주기"... 금고 도난범 기간은 아직 유효하다

"구하라 5주기"... 금고 도난범 기간은 아직 유효하다

케이데일리 2024-11-24 13:48:06 신고

(좌) 고(故) 구하라 씨 자택에 침입해 금고를 훔쳐간 남성의 몽타주 / (우) 고 구하라 씨 영정 사진 (좌) 고(故) 구하라 씨 자택에 침입해 금고를 훔쳐간 남성의 몽타주 / (우) 고 구하라 씨 영정 사진

구하라, 세상 떠난 지 5년… "구하라법" 통과·금고 도난 의혹 여전히 풀리지 않아

2019년 11월 24일, 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 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어느덧 5년이 되었습니다.

구 씨의 사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그를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구 씨의 삶과 관련된 사건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으며, 그를 떠올리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구 씨의 오빠는 지난 8월, “구하라라는 이름처럼 슬픈 삶을 살아왔던 분들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보편적 정의와 인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바뀌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이는 구 씨의 이름을 딴 ‘구하라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구하라법’은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지 않거나 학대한 경우, 자녀의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하라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연락을 끊고 지내던 친모가 갑작스럽게 장례식장에 나타나 재산의 절반을 요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구 씨의 재산은 부모에게 상속되는 구조였고, 구 씨의 친모는 법적으로 상속받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 씨의 오빠는 부모가 부양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상속을 막으려 했고, 이에 대한 입법 청원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20대와 21대 국회를 거쳐 4년 반 만에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개정안은 자녀를 학대하거나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구 씨는 자신의 삶에서 겪은 고통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에 맞서 싸우기도 했습니다.

특히 구 씨가 2019년,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의 비리를 추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올해 BBC 다큐멘터리에서 새롭게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구 씨가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였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구 씨는 2019년 3월, 전 남자친구 최종범에게 폭행과 불법 촬영을 당하고 협박을 받았으며,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이 확정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구 씨는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들의 실태를 폭로하기 위한 증언을 했고, 자신이 친분이 있던 FT아일랜드의 최종훈을 설득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구 씨의 사망 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바로 금고 도난 사건입니다.

구 씨가 세상을 떠난 후, 유품을 정리하던 가족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 2020년 1월 14일, 구 씨의 자택에서 금고가 사라진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금고에는 구 씨의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고, 이 휴대전화가 유출될 경우, 그녀의 사망과 관련된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구 씨의 오빠가 이 사실을 2개월 후에 경찰에 신고했으나, 9개월간 수사에도 불구하고 용의자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 몽타주를 작성했으나, 일부 누리꾼들이 그 몽타주가 가수 지코와 닮았다고 주장하면서 루머가 퍼졌고, 이에 지코의 소속사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금고 도난 사건과 관련해 구 씨와 친분이 있었던 지인들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갔지만, 아직 명확한 용의자를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손수호 변호사는 이 사건에 대해 "금고의 무게와 이동 경로를 고려할 때, 범인이 단독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은 낮다"며 "금고를 이동시킨 뒤, 그 안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절도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므로, 제보가 있다면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금고 도난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고, 구 씨의 사망과 관련된 의혹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의 오빠는 구 씨의 유산 문제와 관련된 법적 싸움을 이어가며, 구하라법이 시행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하라 씨의 삶과 죽음은 이제 단순한 연예인의 비극을 넘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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