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005930)의 인공지능(AI) 메모리칩 납품 승인을 위해 최대한 빨리 작업 중"이라고 공식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으로 AI 반도체 랠리에 본격적으로 올라타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현지시간으로 23일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블룸버그TV와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HBM3E 8단·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면서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에 대한 엔비디아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며 본격적인 납품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다만 황 CEO가 최근 3분기(8∼10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공급업체로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을 언급하면서도 삼성전자는 거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젠슨 황 CEO는 앞서 3월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전시된 HBM3E 실물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문구와 함께 친필 사인을 남겨 삼성전자의 HBM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후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오히려 시장에 실망감을 더했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세대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HBM3E 8단도 업계 최초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미국 마이크론 9%이었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해야 하며, 엔비디아로서도 가격 협상력과 수급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HBM 공급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HBM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HBM3E 제품은 이미 진입한 과제용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개선 제품은 신규 과제용으로 추가 판매해 수요 대응 범위를 늘려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내 해당 제품의 양산화를 위해 고객사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6세대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맞춤형(커스텀) HBM 사업화를 위해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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