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반도체기업 1660억원 배상 평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사 넷리스트와 벌인 특허소송에서 패소해 1억1800만 달러(약 1660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매체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마셜 소재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고성능 메모리칩의 데이터처리 가속 기술과 관련한 특허소송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넷리스트 특허 침해가 고의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이를 재판부가 인정 참작할 경우 배상금이 최대 3배로 증액 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배상 평결은 지난해 8월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에 넷리스트 특허를 침해했다며 3억300만 달러(4260억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한데 이은 것이다.

넷리스트는 지난 5월에는 반도체사 마이크론과 벌인 특허소송에서 4억4500만 달러(6250억원) 배상금 평결을 받아낸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넷리스트는 2000년 LG반도체 출신인 홍춘기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지난 2015년 11월 넷리스트는 삼성전자로부터 총 2300만 달러(323억원)의 투자금을 받고 메모리 반도체 관련 크로스라이선스(상호특허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으며 소송전을 이어왔다. 넷리스트는 2022년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와 데이터 집중 기술에서 사용한 메모리 모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넷리스트 특허가 무효라며 자사 관련 기술이 넷리스트와는 다르게 작동한다고 항변했다.

삼성전자는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 넷리스트가 국제기준에 따라 공정한 기술 라이센스를 제공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소장을 내기도 했다.

미국 특허심판원(PTAB)은 4월 삼성전자가 넷리스트를 상대로 제기한 2건의 특허 무효 심판에 관해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넷리스트 측이 이날 평결에 대한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