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다시 한번 건재한 모습을 과시했다. 최근 불거졌던 루머와 달리 토트넘 홋스퍼가 제이든 산초를 영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손흥민이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를 4-0으로 침몰시킨 경기에서 감각적인 패스로 자신의 시즌 4호 도움을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긴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이 남긴 임팩트는 대단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제임스 매디슨의 멀티골과 페드로 포로, 브레넌 존슨의 추가골을 묶어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토트넘은 리그 6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노팅엄 포레스트, 애스턴 빌라와 승점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크게 앞서 6위가 됐다. 더불어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달린 4위와의 승점 차도 3점으로 좁혔다.
토트넘은 전반전 초반 맨체스터 시티의 주포 엘링 홀란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로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었다. 전반 13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컨트롤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로 날카롭게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매디슨이 골로 연결한 것이다.
이어 전반 20분에는 오랜만에 '매디손(MaddiSon)' 듀오의 파트너십이 번뜩였다. 맨체스터 시티 수비 진영에서 실책이 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은 매디슨이 손흥민과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침착한 마무리로 맨체스터 시티의 골문을 열었다.
매디슨의 마무리가 좋았지만, 손흥민의 패스도 대단했다. 손흥민은 공을 갖고 페널티 지역 안으로 전진한 뒤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들의 시선을 끌면서 매디슨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었다. 대각선 방향에서 달려오던 매디슨이 카일 워커와 존 스톤스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자 손흥민은 오른발로 공의 방향을 바꿔 매디슨에게 정확하게 패스를 보냈다.
매디슨은 손흥민이 만든 찬스를 허투루 날리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문장 에데르송이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튀어나왔지만 매디슨은 침착하게 공을 찍어 차 골을 만들었다.
후반 시작 7분 만에 쐐기골이 터졌는데 오른쪽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작품이었다. 평소 통렬한 오른발 강슛을 전매특허로 갖고 있는 포로는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생긴 찬스를 살렸다. 페널티지역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이 3-0으로 달아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손흥민은 이달 초까지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적지 않게 고생했다. 부상 복귀 뒤 초반 두 경기에서도 후반 초반 교체아웃되거나 전반 끝나자마자 벤치로 들어갔는데 이번에도 3-0으로 승부의 추가 토트넘 쪽에 확연하게 기울어지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8분 손흥민을 빼고 브레넌 존슨을 집어넣었다.
맨시티는 홀란, 포든 등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이 출격했는데도 벤 데이비스와 라두 드러구신으로 꾸려진 토트넘 수비를 깨지 못했다.
오히려 손흥민 대신 들어간 존슨이 후반 추가시간 역시 교체투입된 공격수 티모 베르너가 문전으로 찔러준 침투패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토트넘의 4-0 대승을 완성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6승 1무 5패(승점 19)를 기록하며 10위에서 6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날 손흥민은 기회 창출 2회, 크로스 성공 1회(2회 시도), 긴 패스 성공 1회(100%), 리커버리 4회 등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 힘썼다. 지난 9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데다, 최근 A매치 기간에도 경기를 소화한 탓에 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토트넘의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손흥민이 재계약 난항을 겪고, 튀르키예의 명문 갈라타사라이와 연결되자 잠시 나왔던 산초 영입설도 사라질 듯하다.
글로벌 매체 '야드 비커'는 지난 22일 토트넘이 손흥민을 대체하기 위해 현재 첼시에서 뛰고 있는 산초를 영입할 것이라는 보도를 낸 바 있다. 첼시 이적 후 산초는 프리미어리그 5경기 출전해 도움 3개를 올리며 과거 세계 정상급 윙어 시절의 면모를 조금씩 되찾아 가는 중이고, 나이도 손흥민보다 8살이나 어리기에 토트넘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맨시티전을 통해 자신이 여전히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뛸 수준이라는 걸 보여줬다. 더불어 맨시티를 상대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며 얻은 '맨시티 킬러'라는 별명도 지켰다.
부상을 당해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한 와중에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골 4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경기력은 점점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며 국가대표팀과 협력할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이번 시즌에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손흥민을 아끼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꾸준히 관리를 받으면서 체력 레벨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린다면 지금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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