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선주의 의제' 강력 지지자…불공정 무역 불균형 막는 내 정책 지지"
보편적 관세 공약 실현 주력할 듯…러트닉과 재무장관 놓고 경쟁 끝 낙점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집권 2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할 재무부 장관 후보자로 헤지펀드 '키스퀘어 그룹' 창업자 스콧 베센트(62)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베센트를 제79대 미 재무장관으로 지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 투자자이자 지정학적 및 경제적 전략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존경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베센트는 오랫동안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위대한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그는 내가 세계 최고의 경제,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중심지, 자본의 목적지로서 미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의심의 여지 없이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 통화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베센트는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불공정 무역 불균형을 막고, 특히 다가오는 세계 에너지 시장 지배를 통해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센트는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경제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올해 대선 기간 유세에 자주 동행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을 위한 모금 행사를 잇따라 주최하며 거액의 선거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미국 행정부 내의 최고위 경제 정책 부처다. 세금, 국가부채, 금융 규제, 제재 통제, 경제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권한을 행사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 공약을 실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는 이러한 보편적 관세가 무역 전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월가 등 미국 경제계의 우려에도 트럼프 당선인을 굳건히 지지·옹호해왔다.
그는 올해 대선 이후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맡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유력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돼왔다.
하지만, 두 사람 간 막후 경쟁이 격화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고심을 거듭해왔다.
이번 대선을 통해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6일 러트닉에 대해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운 반면, 베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이라고 깎아내린 적도 있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두사람에 더해 정권 인수팀에서 경제 분야 인선과 정책을 담당해온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와 월스트리트 억만장자 마크 로완까지로 후보군을 확대한 뒤 이들을 직접 면접하기로 하는 등 재무장관 인선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 러트닉을 재무장관 대신 상무장관에 지난 20일 지명했으며, 며칠 더 숙고한 뒤 결국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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