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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신의 눈을 가린 채 입을 맞추면’
오랜만의 정통 로맨스 판타지다. 회귀나 이세계가 등장하지 않는 로맨스물은 최근 많지 않다. 리디에서 연재 중인 ‘신의 눈을 가린 채 입을 맞추면’은 긴 작품명처럼 신선한 설정으로 초입부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을 모시는 신녀의 이야기다. 어찌보면 성스러울 수 있는 신녀의 로맨스라니. 상대인 남주인공의 설정도 재밌다. 신을 믿지 않는 남자다. 양극에 있는 두 주인공이 어떻게 로맨스를 이루는지 이 과정의 서사를 잘 살렸다.
주인공은 예지능력을 통해 알게 된 본인의 미래로 불안해하던 신녀 ‘노에미’다. 그녀는 신전 밖으로 나아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자 한다. 그녀의 옆엔 과거에 집착하던 남주인공 ‘테오’가 있다. 테오도 과거에서 벗어나 환경에 맞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녀 두 주인공이 각각 과거와 미래에 함몰돼 있는 인물인데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이 둘은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어찌보면 전통적인 스토리 라인이지만 그만큼 메시지는 확실하다. 과거와 미래에 얽메이지 말고 자신의 삶과 현재를 살자는 메시지다. 로맨스 판타지에서 이 같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흔치 않다. 단순 로맨스를 넘어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만큼 웹툰의 무게감도 유사한 장르의 웹툰들보다 더 있는 편이다.
로맨스 판타지인만큼 작화는 충분히 화려하다. 로맨스 판타지의 경쟁 요소 중 하나는 작화의 품질인데, 이 웹툰은 미형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화려하면서도 세심한 작화를 보여준다. 또한 현실 속 다양한 문화권을 모티브로 한 웹툰 속 세계관의 모습도 잘 묘사했다.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 독자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회귀와 이세계물에 지친 ‘정통 로판 마니아’라면 한번 접해볼만 한 웹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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