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받은 징계를 항소해서 받고 있는 비판에 대해 입을 열었다.
토트넘은 오는 24일(한국시간) 오전 2시30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지난 11경기에서 승점 16(5승1무5패)을 벌어 프리미어리그 10위에 자리 중이다. 최근 공식전 4연패 중인 맨시티는 승점 23(7승2무2패)이라 리그 2위에 위치해 있다.
맨시티와의 빅매치를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2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토트넘이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한 항소해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질문 받았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이 문제가 돼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7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진행자로부터 토트넘 선수의 유니폼을 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탄쿠르는 "손흥민 유니폼?"이라고 되물었고, "손흥민 사촌 거는 어떤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거센 논란이 일었다. 한국인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는 발언이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했지만 FA의 기소를 피하지 못했다. FA는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했기 때문에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있다. 또한 FA 규정 E3.2에 정의된 '중대한 위반'을 구성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국적, 인종, 민족적 기원에 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언급이 포함돼 있다"라며 벤탄쿠르를 기소했다.
E3 가중 위반 규정은 E3.2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E3.1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부적절한 행위나 폭력적인 행동, 모욕적인 언행 등에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 벤탄쿠르는 방송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FA는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토트넘 내부에서는 벤탄쿠르에게 따로 징계를 주지 않았지만, 전 세계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퇴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FA도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결국 벤탄쿠르는 FA로부터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8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또 대면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라는 명령까지 받았다.
징계가 내려진 후 토트넘은 마침내 입장을 밝혔다. 구단은 벤탄쿠르에게 내려진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며 항소하기로 결정했다.
토트넘은 "우리는 클럽이 이번 주 초에 내려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FA 출전 금지 기간에 대해 항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우린 독립 규제 위원회가 벤탄쿠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을 받아들이지만 그에 따른 제재는 엄중하다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국내 대회 출장 정지 처분을 유지하게 되며, 클럽은 이 기간 동안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징계는 각오했지만 토트넘 입장에선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한 경기라도 줄여보고자 이의신청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인종차별 사건 피해자가 다름 아닌 토트넘 주장이자 레전드 손흥민이었는데, 손흥민을 인종차별한 벤탄쿠르에게 어떠한 내부 징계도 내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FA의 징계에 항소까지 하면서 반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벤탄쿠르를 보호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2일 "과도한 징계에 이의신청한 구단의 결정을 완전히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FA 징계가 나오기 직전 벤탄쿠르와 대화를 했다며 "그는 자기 잘못을 알고, 어떤 징계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부인할 수 없는 점은 그가 정말 뛰어난 사람이고, 굉장한 팀원이라는 점이다. 실수를 저지르긴 했지만, 훌륭한 인성을 갖고 있는 최고의 인성을 가진 선수라는 것"이라고 벤탄쿠르를 감싸 안았다.
또 "구단 차원에서 벤탄쿠르를 지지할 것"이라며 징계 경감을 위해 자신과 구단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감독마저 벤탄쿠르의 편을 들면서 손흥민을 신경 쓰고 있는 게 맞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거센 비판이 쏟아지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입장을 드러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저는 외모나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관심이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벤탄쿠르는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라며 "우리는 어떤 처벌이든 받아들일 생각이지만 처벌이 약간 가혹하다고 생각해서 항소했고, 난 이것이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요즘 사람들이 위태로운 사람을 화형시키고 싶어한다는 건 알지만, 계속 말했듯이 진정한 교육과 진보를 원한다면 누군가가 실수를 하고 벌을 받을 때 이를 이해해야 한다"라며 "그 중 일부는 교육이고, 사람들이 보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난 벤탄쿠르보다 더 큰 실수를 저질렀을 만큼 나이가 많지만, 그 실수로부터 배운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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