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의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한 가운데, 박 대령 무죄 탄원 서명 참여자가 서명 시작 하루 만에 3만 명을 넘겼다.
군인권센터는 22일 전날 개시한 박 대령 무죄 탄원 서명 참여자가 "오후 2시 30분 현재 3만 명을 돌파했다"며 "실시간으로 참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공지 문자를 통해 밝혔다.
이어 "부정한 권력에 빌붙어 수사 외압에 부역하며 항명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한 군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체감된다"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령이 최후 진술에서 남긴 절절한 호소, '고 채수근 해병에게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게 하겠다고 한 제 약속이 지켜질 수 있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무죄 탄원 운동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자로 지목해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전 장관은 처음에 이를 승인하더니, 하루 만에 결재를 번복했다. 이를 두고 이첩 소식을 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낸 것이 원인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대령은 그럼에도 8월 2일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국방부는 해당 이첩 자료를 거둬들이고, 박 대령을 해병대 수사단자에서 보직해임했다. 이후 군 검찰이 박 대령을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죄로 기소했다.
군 검찰은 전날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수사 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일체 혐의를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군 전체의 기강에도 큰 악영향을 끼쳤다"며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대령은 최후진술에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들은 대통령 격노는 사실이다. 국방부 장관이 7070 전화(대통령실 내선번호) 한통 받고 모든 일이 엉망진창이 됐다"며 재판부를 향해 "불법적 명령에 복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달라. 채 해병에게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겠다’는 저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박 대령 재판의 선고기일은 내년 1월 9일이다. 군 인권센터는 내년 1월 3일까지 박 대령 무죄 탄원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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