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늘려 다시 나온 해군 호위함 사업, HD현대重 입찰 포기 '왜?'

예산 늘려 다시 나온 해군 호위함 사업, HD현대重 입찰 포기 '왜?'

이데일리 2024-11-22 17:57:05 신고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 차기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Batch)-Ⅳ 1·2번함 건조사업에 한화오션(042660)만 단독 입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저가 발주로 조선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두 차례나 유찰됐다가 이번에 3차 입찰이 진행됐다.

22일 군 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입찰 제안서류 제출 마감 결과 HD현대중공업(329180)은 끝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향후 한화오션과 협상을 진행해 계약 여부를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급 Batch-Ⅳ 건조 사업은 기존 울산급 호위함을 대체하는 4단계 차세대 호위함 건조 사업의 마지막 사업이다. 총 6척을 건조한다. 현재 건조 중인 울산급 Batch-Ⅲ와 비슷한 크기와 외형으로 만들어져 따로 설계 사업이 없다. ‘개조 설계’와 1·2번함 건조가 동시에 이뤄진다.

지난 해 6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한화오션이 울산급 호위함 모형 등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개조 설계와 2척의 함정을 만드는 사업인데도 당초 예산이 7575억원에 불과했다. 울산급 Batch-Ⅲ 5·6번함의 경우에도 8000억원대로 사업예가가 책정돼 수익 보장이 어렵다고 ‘아우성’이었는데, 이보다 더 낮게 책정된 것이다. 지난 8월과 9월 진행된 두 차례 입찰에서 기업들이 외면한 이유다.

방위사업청은 기존 대비 816억 원 증액한 8391억 원으로 사업을 재공고했다. 이에 공격적인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는 한화오션은 입찰에 응했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입찰을 포기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여전히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장비·부품 수급 불안정, 친(親)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으로 예산이 9000억 원 이상은 돼야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보안 감점 탓에 힘겨운 수주전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직원들의 군사기밀 탈취 및 유포 혐의에 따른 유죄 판결로 내년 11월까지 함정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1.8점의 감점을 받는다.

지난 울산급 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기술점수는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에 0.9735점 앞섰고, 중소·중견 기업과의 협력 지수 가점에서도 0.6843점을 더 받았다. 하지만 불공정행위 이력 감점, 즉 보안 감점이 최종 점수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해 0.1422점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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