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류 진 기자] 최근 위축됐던 서울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이후로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주(18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건 5월 둘째주 이후 27주 만이다.
수도권은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며 0.01%를 기록했다. 인천은 0.04% 내리면서 34주 만에 하락전환했고, 경기(0.00%)는 보합권에 들어섰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0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15%) △서초구·용산구(0.11%) △종로구(0.10%) △마포구(0.09%) △영등포구(0.08%) △양천구·중구(0.07%) 등이 각각 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총 매매 건수는 305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7월 758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6427건으로 줄었다. 전일까지 집계된 10월 거래 건수는 3001건에 불과했다. 아직 신고기간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3000건 선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96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8만5570건)보다 4.7% 늘어난 수치다. 구별로 ▲서초구 11.5%(6757건→7537건) ▲마포구 6.8%(3245건→3468건) ▲영등포구 6.8%(3491건→3731건) ▲중랑구 6.5%(2341건→2494건) 등에서 매물이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선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전방위 가계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집값 하락을 기대하는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고, 투자 수요까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는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택을 사는 데 필요한 대출 규모가 늘었지만, 오히려 대출 규제가 강화됐다"며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임대시장에 머물며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대선과 금리 변화,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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