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사도광산 백브리핑 돌연 취소… 日 정부 진정성 논란

외교부가 22일 예정돼 있던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백브리핑을 돌연 취소했다. 사진은 2021년 8월19일 사도광산 모습. /사진=로이터

외교부가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이후 예고했던 백브리핑을 취소했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날 백브리핑 예정 시각을 5분 앞두고 취소 사실을 전했다. 백브리핑은 정부 관계자들이 언론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세한 배경 설명을 해주는 비공식 브리핑이다.

외교부는 당초 이날 낮 2시쯤 백브리핑을 열고 한·일 추도식 준비 현황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외교부의 백브리핑 돌연 취소는 일본 외무성이 이쿠이나 아키코 정무관의 참석 사실을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외무성에서 정무관은 차관급 인사로 외무대신(장관), 외무부대신(차관) 바로 아랫급이다. 우리 정부가 줄곧 요구해온 정무관급 이상 고위 관계자에 부합한다.

문제는 이쿠이나 정무관의 이력이다. 그는 의원 당선 직후 2022년 8월15일 일본 패전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지 민간단체와 지방자치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가 주관하면서 추도식의 격이 낮아졌고 유가족 초청 비용까지 우리나라가 내기로 한 상황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 인사가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하기로 하자 일본 측 진정성 의혹이 불거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백브리핑 취소는 외교부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국민과 국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적절히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한다면 받겠다"고 말했다.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이 한국과 합의를 통해 약속한 후속 조치다. 오는 24일(현지시각) 낮 1시 일본 사도섬 서쪽에 있는 니가타현 사도시 시민문화회관인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국 측에선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참석한다. 강제 동원 피해자 유족 11명도 외교부의 경비 지원을 받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