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긴 해?"… '오피스텔 추락사' 스토킹 전 남친, 2심서 감형

강도 높은 스토킹 끝에 여자친구를 오피스텔에서 떨어지게 한 20대 남성이 2심서 감형받았다./사진=이미지투데이

폭행과 스토킹으로 여자친구를 오피스텔에서 떨어져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22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법 형사3-3부(이소연 부장판사)는 특수협박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3년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4개월 감형된 징역 3년2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1월7일 여자친구가 다른 남성을 만났다는 것에 앙심을 품은 A씨는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말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자친구는 창문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당시 A씨는 유일한 목격자면서 119 신고자였다.

지난해에는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A씨는 집을 찾아가 13시간 동안 문을 두드리거나 365회에 걸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죽겠다"고 협박하면서 유서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9개월 동안 교제했다. 유족은 "그동안 가족과 친구들에게 A씨로부터 폭행과 스토킹을 당했다고 호소해왔다"며 A씨 행위와 해당 여성의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도 높은 스토킹 끝에 여자친구를 오피스텔에서 떨어지게 한 20대 남성이 2심서 감형받았다. 사진은 지난 1월 피해자 B씨 유족이 공개한 카카오톡 내용.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항소심 재판부는 "A씨와 여자친구 만남과 결별이 반복되면서 다툼 수위가 높아져 죽음을 언급하는 등의 극단적 행동으로 발전했다. 피해자 집 앞에서 17시간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는 범행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여자친구를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게 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의 행동과 여자친구의 죽음 사이에 명확한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에 대해 A씨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별개 수사로 처리되어야 한다. 판결에 그 책임을 더할 경우 헌법이 정한 이중 처벌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자 유족에게 지속해 반성 의사를 표시하고 공탁금을 내는 등 피해 회복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원심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선고공판이 끝나자 A씨는 뒤로 돌아 고개를 숙였다. 이를 지켜본 피해자 유족 및 지인은 "진짜 미안하긴 한 거냐"면서 울분을 토했다.

유족들은 A씨의 행동과 여자친구의 죽음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며 또 다른 교제 폭력의 발생과 안타까운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