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화상면접까지 진행하며 개인정보를 빼내는 취업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채용사이트를 해킹해 빼낸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취업준비생들에게 접근하다보니 알고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출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보이스피싱과 계정 도용, 계좌인출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어 취준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취준생 간절함 악용했네"…누리꾼도 혀 내두른 '화상면접 사기'
22일 국내 한 커뮤니티에 '하다하다 이런 채용 사기까지 나옴'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채용사이트 해킹해서 정보 빼내고 담당자인척 연락해서 보안 해제시키고 이상한 어플을 깔게 하는 것 같다"며 "진짜 문제는 실제로 이력서 열람하고 저러니 당하는 사람은 눈 깜짝하다가 당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식 채용 절차처럼 채용 사이트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이력서를 확인한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에게 서류 통과 여부와 함께 면접 관련 안내 문자를 보낸다. 문자 내용에는 먼저 채용 담당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취하라고 안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면접 진행 인사 담당자와 연결해 주겠다고 밝힌다.
지원자가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면 우선 개인정보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어진다. 이후 채용 담당자는 화상 면접 전용 애플리케이션 링크를 전달하며 설치 과정을 담은 가이드 영상도 함께 제공한다. 만약 지원자가 이를 따라 설치하지 않을 경우 면접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덧붙이고 있다.
화상 면접 어플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저장돼 있는 지원자들은 개인 정보를 빼앗아 가는 방식이다. 지난달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격자들이 구직자들에게 가짜 면접 제안을 하며 악성 화상 회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유도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LinkedIn(링크드인)'과 같은 채용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합법적인 화상 회의 어플처럼 보이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요청했다. 악성코드가 피해자의 PC에 설치되자 비밀번호, 은행 계좌 정보 등 민감한 정보를 탈취했고, 일부는 PC 원격 제어까지 가능했다.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치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는데 안 속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놀라고 있다. 또 "코로나 이후 화상면접을 보는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런 사기를 치냐"며 "오랫동안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모르니까 이러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이 세상에서 정말 못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취준생 이서진 씨(26·여)는 "최근에 한 기업에서 서류통과 소식과 함께 면접 안내 문자도 함께 받았다"며 "나한테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괜히 내가 받은 문자도 사기 문자일 것 같아한 번 더 의심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1년 동안 취업이 되지 않아 스스로도 조바심이 나는데 급한 마음에 대충 확인하다가는 속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상면접은 코로나 19 시기에 대면 면접이 어려워지면서 도입됐지만 여전히 편리함을 이유로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 채용 과정에서 화상면접을 도입한 국내 기업은 대부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들이라 불리는 곳들이 많다. 현재 ▲SK텔레콤 ▲카카오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및 SK그룹 계열사 ▲BFG리테일 ▲CJ 일부 계열사 ▲포스코 등이 면접 과정에서 화상 면접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런 안전하지 않은 링크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면 개인의 안전과 자산뿐만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서 끝나지 않고 보이스 피싱, 계정 도용 등 또 다른 범죄 행위에 연루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떠한 기업도 먼저 담당자에게 먼저 연락하고 요구하는 경우는 없고, 본인이 느끼기에도 정상적인 채용 절차와 다르다고 느껴질 경우 그 즉시 연락을 중단하는 게 필수적일 것 같다"며 "이들은 채용보다는 개인 정보 탈취가 주 목적이기 때문에 면접 전부터 민감한 정보를 요구할 경우 피하는 게 좋다고"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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