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수민 기자] 편의점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업계 강자 자리에 올랐다. 올 3분기 홀로 외형성장을 이룬데 이어, 매출 증감률도 타 채널에 비해 뚜렷한 상승세를 이뤘다. 고물가 장기화로 가성비 및 소용량 구매 소비 경향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유통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국내 편의점 양강체제를 형성하는 GS25와 CU는 올 3분기 나란히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4%, 4.8% 증가한 2조3256억원, 912억원으로 나타났다.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 48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매출 3조54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신규 출점으로 운영점이 늘면서 매출 성장도 가능했다. 편의점 사업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2조3068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운영점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으로 영업이익은 5.1% 감소한 729억원으로 집계됐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매 판매액 지수가 10분기 연속 감소하고 특히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도 GS리테일 3개 주력 사업은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외형성장과 더불어 점포수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편의점과 달리,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는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상기후에 따른 늦더위가 지속되면서 백화점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패션 부문이 힘을 내지 못한 것으로 해석했다.
올해 상반기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편의점의 상승세가 감지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매출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상반기 백화점과 편의점의 매출 비중은 각각 16.1%, 16%로 집계되면서 0.6%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동기간 1%에서 0.6%까지 폭을 좁힌 것이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감률은 편의점(9.6%), 백화점(2.5%), SSM(1.0%), 대형마트(-6.9%) 순으로 역시 편의점이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이른바 '짠물소비'가 확산되면서 이같은 소비지형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기존 타깃 고객층인 2030세대를 넘어 5060대까지 매출 비중이 확산되면서 전 세대가 찾는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상품 데이터 분석기관 마켓링크의 편의점 4사(전국 1500개 점포) 대상 '2024 상반기 편의점 매출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50대 매출액은 18.3%, 60대 매출액은 21.4% 증가했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지고 SNS 문화의 발달로 'K편의점'의 위상이 높아진 점도 한몫을 했다. 21일 기준 GS25의 해외 점포수는 565개, CU 588개 등으로 1000개를 넘어섰다. 몽골,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주로 중앙·동남아시아 지역 내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현지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국내 편의점사들은 향후 지속적으로 해외 점포를 늘려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위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가성비나 소용량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편의점이 수혜를 본 것"이라며 "또한 현재 편의점들이 이전과 달리 신선식품, 뷰티, 택배 서비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축하면서 종합 편의시설로 거듭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라고 말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