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손흥민 위로-보호 없다'...토트넘 감독, '인종차별자' 벤탄쿠르 두둔 "구단 항소 결정 지지!"

'피해자 손흥민 위로-보호 없다'...토트넘 감독, '인종차별자' 벤탄쿠르 두둔 "구단 항소 결정 지지!"

인터풋볼 2024-11-22 12:32:48 신고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시 한번 가해자 로드리고 벤탄쿠르 손을 들어줬다.

토트넘 훗스퍼는 24일 오전 2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대결한다. 토트넘은 승점 16점(5승 1무 5패)을 얻어 10위에 올라있다. 맨시티는 승점 23점(7승 2무 2패)을 획득해 2위에 위치 중이다.

미키 판 더 펜, 히샬리송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가 토트넘을 덮쳤다. 벤탄쿠르 인종차별 징계다. 영국축구협회(FA)는 18일 “독립 규제 위원회가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1억 7,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벤탄쿠르는 부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했거나 모욕적인 말을 사용하여 평판을 떨어뜨렸고, FA 규정 E3.1을 위반했다”라고 공식발표했다.

사건 시작은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인 ‘포르 라 카미에스타’에 나와 MC와 대화를 하던 도중 발생했다. 유니폼에 사인을 받아달라”는 질문에 “손흥민과 손흥민 사촌 다 비슷하게 생겼다.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다”고 답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잘못을 알아채고 2번이나 사과를 했지만 진심이 묻어있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손흥민 수습에도 징계는 이어졌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벤탄쿠르는 발언을 할 때부터 인종차별 발언을 ‘장난’으로 인식했고 사과 자체도 가벼웠으며 나중에는 자신이 한 발언을 부정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영국 ‘타임즈’는 “벤탄쿠르는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은 당시 MC의 말을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MC가 손흥민을 한국인으로 일반화해서 지칭한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농담을 섞어서 기자를 가볍게 꾸짖었다고 했다. 점잖게 꾸짖었다고 했는데 두 번의 사과를 한 게 무색하게 만드는 변명이었다. 또한 이후 했던 사과는 일부분이 편집되어 보도한 것에 대한 사과라고 했다”고 벤탄쿠르가 한 변명을 공개했다. 

당연하게도 벤탄쿠르의 추한 변명은 기각됐다. 위원회는 “증거와 모순되는 벤탄쿠르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증거와 주장, 변명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벤탄쿠르 발언은 모욕적이고 부적절했다. 벤탄쿠르가 2번의 사과를 하고 토트넘, 손흥민 입장을 모두 고려하면 벤탄쿠르 본인도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유명 MC와 같이 집에서 4시간 이상 촬영을 했는데 영상이 공개돼 관심을 많이 받을 거라는 걸 몰랐을 리 없다. 벤탄쿠르는 유명 선수이므로 사전에 자신의 발언이 퍼질 거라는 예측했을 텐데 부정했다. 동종 전과가 없고 상대를 직접 모욕할 의도는 없었으며 뉘우치는 모습을 보인 점 등 감경 요소는 충분하나 갑작스럽게 사과를 뒤집고 긍정적 의미를 본인이 해치는 건 좋지 못하다”고 평하며 징계 결정 이유를 자세하게 밝혔다.

위원회 패널이었던 게리 히킨바텀 경은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을 하거나 욕설 및 모욕적인 말을 하여 불명예를 안긴 것에 대해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부과는 당연한 사레다”고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게다가 벤탄쿠르는 인종, 국적, 민족에 관한 발언이 포함되어 있어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 벤탄쿠르는 교육 과정에 참석해야 하며 위원회는 자신들의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 중이다”고 했다.

토트넘은 벤탄쿠르를 꼬집으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대신 항소를 했다. 토트넘은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주 초에 내려진 벤탄쿠르의 징계에 대해 항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징계를 받아들이지만, 제재가 엄중하다고 믿는다. 항소가 진행되는 동안 벤탄쿠르는 출장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며, 토트넘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항소발표 전에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손흥민 인종차별 발언을 한 벤탄쿠르가 징계를 받자 충격을 받았다. 벤탄쿠르의 사과와 손흥민의 수습이 결과적으로 벤탄쿠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토트넘은 항소를 고려하고 있다. 징계 조치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지만 다소 당황스럽고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하며 토트넘의 반응을 전했다. 피해자 손흥민을 위하는 모습은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마저 손흥민을 외면했다. 벤탄쿠르 인종차별 논란이 본격적으로 나왔을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모든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속죄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처벌의 문제보다는 관용적 관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 실수를 한 사람들한테 그런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하며 굳이 벤탄쿠르를 감쌌다.

맨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또 “(벤탄쿠르가) 올해 큰 도움이 되었기에 실망스럽다. 그는 축구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토트넘의 항소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그 기간 동안 벤탄쿠르와 협력해 다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때 올바른 방법으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 소식 이후 벤탄쿠르와 연락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어떤 처벌이더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구단은 그를 지원할 것이다. 내가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는 그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실수를 저질렀지만 최고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의 역할은 모든 방법으로 그를 지원하는 것이다”고 덧붙이며 벤탄쿠르에게 응원을 보냈다. 손흥민을 위하는 멘트는 없었다.

벤탄쿠르 인종차별 사건을 조명한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인종차별 반대 단체 ‘킥 잇 아웃’이 내놓은 통계를 보면 지난 시즌 인종차별 신고가 395건인데 2022-23시즌 277건보다 늘었다. 395건 중 55%는 동아시아 출신 선수를 겨냥했다. ‘킥 잇 아웃’ 최고 경영자는 축구계가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들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하면서 심각성을 경고했는데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외면을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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