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를 버리고 간 부모의 법적 권리행사 막고 싶은데….

어릴적 이혼한 부모들로부터 버림받고 혼자서 살아온 A씨. 그는 결혼을 앞두고 친부모와 모든 법적 관계를 끊고 싶은데 가능할까?/셔터스톡

20대 후반 여성인 A씨는 15년 전 부모가 이혼하면서 자식을 버려 그동안 혼자 살아왔다. 부모로부터의 한 번의 연락도 없었다.

그런 A씨가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자식을 버리고 간 부모와 모든 것을 완전히 끊고 싶다.

그래서 추후 친부모들이 상속이나 보험금 수령 등과 관련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할 방법이 있는지, 그러려면 지금 합의해 놓아야 하는 것인지 등을 변호사에게 물었다.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 포기 등의 절차 거쳐야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현행법상으로 부모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황 변호사는 “미성년 자녀의 경우 부모가 친권을 남용하거나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 해 친권 상실이 가능하지만, 설령 친권 상실이라 하더라도 친부모와의 관계에서 상속 효과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상속 문제와 관련해 법률사무소 니케 이상준 변호사는 “미리 상속 포기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서로 합의하더라도 무효이므로, 굳이 합의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A씨가 부모 사망 소식을 듣게 될 때, 즉시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 특별한정승인 등의 절차를 밟으면 된다”고 했다.

수익자 지정해 두지 않으면 부모가 보험금 수령할 수 있어

보험금 수령 문제는 수익자를 지정해 놓으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준 변호사는 “보험금은 자녀를 낳기 전까지는 부모가 상속받게 되므로, A씨가 자녀를 낳기 전까지는 수익자를 배우자나 제3자로 지정해 두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익자를 지정해 두지 않으면 부모님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세율 오윤지 변호사도 “보험금을 누구에게 줄 지 등은 A씨가 보험사와 계약 내용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A씨가 원하지 않는 한 부모가 이를 수령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채무도 마찬가지로, 부모가 사망하기 전 자녀에게 무조건 채무를 부담하라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오 변호사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