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취임해 15년 만에 사의 밝혀…"문화유산 위해 힘써달라" 당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문화계 마당발'이자 '문화계 대부(代父)'로 잘 알려진 김종규(85)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이사장은 22일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남산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사회공헌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해 "이 자리(이사장직)를 마감하려 한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9년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후 약 15년 만이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설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2007년 신탁이 출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그는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 계속 자리를 지켜왔다.
김 이사장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며 "설립위원장으로 참여해 회원이 300∼400명 되던 때부터 오늘날 1만7천300명에 이르는 순간까지 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의 활동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었다"며 "그동안 신세 진 많은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는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민간 차원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랐다.
김 이사장은 "국민 소득이 올랐다고 해도 그것을 뒷받침할 문화적 사상, 문화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사명감을 갖고 임해달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문화유산을 잘 보전하고 가꾸는 신탁의 취지를 언급하며 "누가 이사장을 맡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문화유산을 위해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김 이사장은 오랜 기간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계의 큰 어른으로 통했다.
1939년생인 그는 목포상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설립된 삼성출판사를 국내 굴지의 출판사로 키웠으며 국내 최초의 출판 박물관을 건립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에 취임한 뒤에는 미국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비롯해 전남 벌교 보성여관, 시인 이상의 통인동 집 등을 환수·복원하는 데 기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은관문화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 여러 상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일각에서는 신탁 활동을 둘러싸고 법인 규정이나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지난 8일 후원 회원들에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신탁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탁 회원 수 증가에 따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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