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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9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양 위원장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다.
양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집시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저는 오늘 경찰 조사에 임하면서 있는 그대로 진술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잘못이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집회를 하기 위해서 신고를 했고, 법에 보장된 권리대로 집회를 진행했을 뿐”이라면서 “행진을 가로막았던 것도 경찰이고, 집회를 진행하는 중에 대열을 침탈해서 폭력과 다툼을 유발했던 것도 경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싸우겠다”면서 “당당하게 조사받고 다시 한 번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광장에서 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류하경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는 폭력집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건이라고 했다. 류 변호사는 “가해자는 경찰이고 피해자는 집회 주최자인 민주노총 및 집회 참가자들”이라면서 “경찰의 불법 행위는 집회 방해죄, 불법 체포죄, 불법 감금죄, 폭행죄, 상해죄”라고 했다. 이어 “우리 대법원은 집회 신고를 마치고 도로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경우에는 도로의 교통이 어느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 집회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 장소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이 신고된 집회 장소에 먼저 침투해서 사람들을 자극하고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공무집행방해나 집시법 방해라고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참가자 11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 중 10명은 조합원, 1명은 시민이다. 경찰은 이 중 민주노총 조합원 4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법원의 기각에도 경찰은 수사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민주노총 지도부와 관련해 고발장 등 2건을 병합해 내사에 착수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은 지난 18일 오전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구속 영장의 기각과 관련한 물음에 “주거가 일정한 점 등 구속 필요성의 인정이 어려워 기각됐다”면서도 “당시 집회 불법성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앞으로 채증 자료 분석 등 증거 법리에 따라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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