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주총서 중립 지켜야"

한미사이언스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 중립을 요구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미사이언스 본사. /사진=한미사이언스

한미사이언스가 회사 주주인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게 오는 28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중립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한미사이언스와 경영권 갈등을 진행 중인 3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은 해당 요구에 대해 의결권 행사는 각 재단 이사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전날 "두 재단에 보낸 공문의 내용은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익법인법 및 민법상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를 준수하라는 당연한 요구"라며 "재단의 주식 취득 경위를 고려할 때 주요 주주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중립을 지키는 것이 신의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 공문을 보내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중립을 지킬 것"을 촉구하며 "확약이 있을 때까지 기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은 지난 9월 말 기준 각각 한미사이언스 지분 5.02%, 3.07%를 보유했다.

두 재단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기본재산으로 보유할 수 있었던 건 2020년 8월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작고 후 유족인 송영숙·임주현·임종윤·임종훈이 가현문화재단에 323만3000주, 임성기재단에 198만주를 법정상속분 비율대로 공동 출연했던 영향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송영숙·임주현·임종윤·임종훈이 공동으로 출연한 회사 주식을 송영숙·임주현을 위해, 임종윤·임종훈을 포함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진을 공격하기 위해 활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립 입장만 밝히면 기부금 지급을 재개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거부해 재단 운영을 파탄으로 만드는 재단 이사들이야말로 배임에 해당한다"며 "한미사이언스 입장에서는 자신을 공격하는 자들에게 회사가 어떻게 기부금을 지급할 수 있겠는가"고 덧붙였다.

3자 연합은 공익재단을 '자신을 공격하는 자'로 표현한 한미사이언스를 지적하며 두 재단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3자 연합은 "이번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안건에는 특정 이사를 해임하는 내용은 없다"며 "의결권 행사 결정은 각 재단 이사회에 소속된 각각의 이사들이 자유롭게 결정하면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한미사이언스 측이 여러 이유를 들어 (공익재단에) 중립을 요청할 수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중립을 확약해 달라는 것과 기부금 지급을 거래 대상으로 인식한 것 자체가 문제고 이는 명백하게 매표행위를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