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조성일 기자] “리더의 에너지는 공부에서 나온다”고 믿는 CEO가 있다. 그 자신 네댓 개의 MP3에 영역별 강의를 담아 다니며 늘 듣는다. 산책이든, 운동이든, 출장이든 가리지 않는다. 유도 유망주였다가 뜻하지 않게 무릎 연골을 다쳤다. 과유불급. 연습하면서 의욕이 몸보다 앞선 탓이다. 좌절한 이 강원도 촌놈은 단돈 7천 원을 들고 서울행 버스를 탔다.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다 출판사 영업사원을 했고, 사람들에게 동화 같은 삶을 선물하고 싶어 작은 교육회사 ‘동화세상에듀코’를 세웠다. 이 회사가 오늘의 ‘바인그룹’으로 거듭났다. 바인그룹을 일군 CEO 김영철 회장은 누구인가.
백년기업 꿈꾸는 ‘포도나무'
바인그룹은 사실 조금 낯설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꽤 잘나가는 중견기업으로 꼽힌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티칭과 코칭을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교육 전문기업이다.
바인그룹은 전국 4천 500여 명의 학습코치들이 청소년 1대1 방문 또는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면서 지금은 유학·여행·외식·무역·건설 등의 사업 분야까지 넓혔다.
바인그룹은 2017년 동화세상에듀코에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 했는데, ‘포도나무’를 의미하는 회사 이름 ‘바인(vine)’은 포도송이처럼 선한 열매를 알차게 맺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바인그룹 김영철 회장 집무실 벽에 ‘100년 달력’이 걸려 있다. 바인그룹의 모태인 동화세상에듀코가 설립된 1995년부터 시작해 100주년이 되는 2094년까지 이어진 달력이다. 혹자는 저 달력이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싶을 거다. 내년이어야 ‘고작’ 30년이 되잖은가. 물론 30년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100살을 채우려면 멀어도 한참 멀다.
이는 당연히 기업의 비전을 100년에 두고 있음을 상징한다. 한 기업이 세상에 태어나 온갖 풍상을 겪으며 100년을 지속한다는 건 희망과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피눈물 나는 서사가 그 행간을 채워야 한다.
일단 서울 신설동에 있는 바인그룹 사옥에 가면 100년 기업의 지향하는 의지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사무실이든 화장실이든 시선을 두는 곳마다 붙여놓은 명언을 만날 수 있다.
또 김영철 회장 자신에게서도 그 의지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그는 30년이나 된 중견기업CEO임에도 명함에 회사 이름을 ‘바인벤처’로 하고, “나 김영철은 한평생 끊임없이 수양해 자신을 누리며 남들에게 기쁨이 되어주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사명 선언을 박았다.
이쯤 되면 일단 희망과 의지, 그리고 진정성에서는 백년기업이 안 되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만하다.
그 자신 교육의 힘이 큼의 증거
김영철 바인그룹 회장은 교육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는다. 교육의 덕을 톡톡히 본 자신이 그 증거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 1학년까지 유도선수였다면 오로지 운동에만 매달린 터여서 세상 물정을 알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런 그가 출판사 국민서관에서 6년 만에 억대 연봉을 받는 최고의 매니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경영자로 변신하여 굴지의 중견기업을 일군 것도 모두 사회에서 받은 강의와 교육이 큰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 회장은 지금도 ‘교수’나 ‘강사’라는 말만 들으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벌떡 일어나 90도 인사를 한단다. 교육의 힘을 믿기에 가르치는 사람이 위대하다는 생각에서 일어나는 무조건 반사이다.
김 회장은 이런 이유로 직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교육을 권한다. 좋은 프로그램은 예산의 한도 따윈 따지지 않는다. 권장을 넘어 아예 의무다.
김 회장은 회사 설립 직후부터 사내 교육 프로그램인 ‘지닉스(GeniEx)’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닉스는 Genie(잠재력)+Explore(탐험·여행)의 합성어로 ‘내 안의 잠재력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피닉스 리더십,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창조 프로세스 교육, 감사 행복 나눔 프로그램 등 모두 10가지로 구성됐다.
이는 직원의 성장판을 열려면 예산의 천장을 없애야 한다는 김 회장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직원이 회사를 성장시키기보다 회사가 직원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김 회장의 이 별난 신념은 사과 씨 안에 들어 있는 사과나무가 될 잠재력을 믿는 것이다. 그 잠재력이 결국 회사를 성장시킨다.
인성 가르치는 교육자임을 자임
김영철 회장은 어린 시절 유도를 했던 걸 큰 자산으로 여긴다. 얼핏 보아 유도와 경영은 너무도 달라 서로 등 돌린 사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너무 가깝더라는 것. 유도에서 배운 정신력이나 위기관리 능력, 팀워크, 실행력, 긍정 마인드, 올바른 인성 등이 경영 현장에서 두루 통하더라는 것.
이런 철학과 정신으로 백년기업을 지향하는 김 회장은 바인그룹을 단순한 포도가 아니라 열매를 맺기 위한 근간이 되는 포도나무로 키우고 싶어 한다. 교육이라는 좋은 양분으로 직원과 고객이 함께 좋은 성장을 이루어 글로벌 기업의 뿌리를 심고 싶은 거다.
김영철 회장은 바인그룹의 비전을 크게 4가지로 구분했다. 첫째, 글로벌 그룹화. 둘째, 3만 명의 선한 리더십 육성. 셋째, 1000명 사내외 강사 육성. 넷째, 사회에 빛이 되는 그룹. 그러면서 이를 실천하기 위한 슬로건으로 ‘개인 두 배, 조직 두 배’를 강조한다.
김 회장은 자신이 돈을 버는 사업가이기보다 인성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는 인성을 길러주면 긍정적인 마인드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올바르게 성장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이 공부에만 치중하지 않고 인성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인그룹이 ‘티칭(teaching)’을 넘어 ‘코칭(coaching)’까지 하는 이유다.
아울러 김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도 남다른 실천력을 보여준다. 요즘 산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ESG 경영’을 특히 강조한다. 또한 ‘일사일촌 농촌마을 가꾸기 봉사활동’을 비롯하여 ‘사랑의 쌀, 김치 나눔 활동’, ‘자원봉사’ 등 크고 작은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운용한다.
철저하게 고객에게 몰입하는 바인그룹의 방향성은 ‘공유와 개방’이다. 유료로 제공되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해 단기적 이익 대신 장기적 소비자의 마음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도 쓸모없기 때문이란다.
회사의 핵심 가치가 ‘사람의 성장’이라고 말하는 바인그룹 김영철 회장은 CEO라기보다 천상 교육자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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