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 인사와 조직개편 발표가 임박했다. 새 리더십의 주인공은 누구일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역량으로 위기를 맞닥뜨린 삼성전자를 바꿔나갈 청사진을 내놓을 것인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반도체 경쟁력 약화 등으로 위기감이 가중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인적 쇄신 폭이 클 거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의사 결정의 중심에 있었던 '사업지원TF' 대신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 부서가 재건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상필벌·세대교체, 대대적 인사 쇄신 전망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사와 조직개편은 이달 말 경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과 대내외 위기감 고조로 인해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한 대대적인 인사가 전망된다.
앞서 부장급 이사 임원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후속 인사로 미래를 이끌 젊은 기술진 인재의 전진 배치가 예상된다. 세대교체로 조직 혁신과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에 따라 올해 5월 이례적으로 기존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물러나고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영입하는 핀셋 인사를 단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격적으로 등장한 전 부회장은 3분기 실적 발표 때 이례적인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반도체 경쟁력 약화, DS부문 사장단 교체 '촉각'
전 부회장은 부서 간 장벽 허물기와 소통 강화 등 조직 문화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DS 부문 변화와 혁신을 위해 전 사업부 사장단 교체가 이뤄질 거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이 교체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다. 이 사장과 최 사장은 지난 2020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해 4년째, 박 사장은 다음 해인 2021년부터 시스템LSI를 맡아 3년째 각 사업부를 이끌어왔다.
새 사장 후보군으로는 메모리사업부에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겸 사장, 파운드리사업부에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이 꼽힌다.
반도체 공정 설비 전문가인 윤태양 최고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 겸 부사장의 거취 도 관심사다. 윤 부사장은 지난 5월 기흥사업장에서 삼성전자 근로자 2명이 방사능에 피폭된 사고와 관련해 올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고가 아니라 질병'이라고 답하며 적극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송재혁 CTO,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윤태양 부사장 세 사람은 지난 18일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에 조성하는 대규모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의 첫 설비 반입식에도 참석해 전 부회장 옆에 나란히 서서 반도체 사업의 재도약을 약속해 이목을 끌었다.
사업지원TF 이끌 새 수장에도 관심 높아
이번 인사에서는 그간 삼성전자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해 왔던 컨트롤타워 '사업지원TF' 수장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재무통으로 알려진 정현호 부회장이 이끄는 사업지원TF팀은 재무 안정성에만 집중한 경영 방침을 고수해 오면서 역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업지원TF의 새로운 수장에는 최윤호 삼성 SDI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로 출발한 최 사장은 회계와 경영관리 등 재무 부서에서 역량을 쌓은 재무통이다. 삼성전자가 핵심 인재들을 집결해 만든 과거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에선 전략1팀을 담당하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기술분야보다는 또다시 재무분야 인사를 사업지원TF의 수장으로 앉힌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삼성SDI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현대차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내고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투자하는 등 성과와 미래 준비 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단 평가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반도체와 가전 사업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구상하고 책임질 부서와 리더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미래사업 발굴에 중점을 둔 조직 개편을 통해 대표이사 직속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경계현 전 DS부문장이 지난 5월부터 이끌고 있는 미래사업기획단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 신설된 미래기술사무국과 함께 삼성의 성장 동력 발굴과 M&A(인수합병) 등을 맡고 있다. 전문성이 확보된 해외파 외부 인재 수혈 등을 통해 대형 M&A에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미래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한 조직 확대, 강화와 외부 인재 영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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