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차량의 침수 이력을 숨기고 중고차로 판매하는 수법이 여전히 기승을 부려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도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지난 9월 구입한 중고차가 침수 차량임을 뒤늦게 알게 돼 구매 업체에 보상을 요구했다. 중고차 플랫폼을 통해 본 차량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고자 경기도 안산의 한 매매 상사까지 찾아갔던 A씨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구매 당시에는 침수 차량임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주행 질감 등이 이상해 정비 업소에서 검사해보니 침수 차 판정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업체 측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감감무소식"이라며 "이전 차량을 이미 처분해 어쩔 수 없이 수리한 뒤 타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정비 업체는 차량 곳곳에서 부식 등 침수 흔적을 발견했고, 결국 A씨는 해당 업체를 경찰에 신고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3년(2021∼2023년)간 접수된 중고차 구입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은 총 330건이다. 2021년 94건, 2022년 112건, 2023년 124건으로 소비자 피해구제 건수가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A씨 사례와 같이 중고차 구입 과정에서 고지받은 차량 상태가 실제 상태와 다른 경우가 264건으로 가장 많았다.
악취 확인, 안전벨트 빼보기, 시운전 등 침수 차량 자가 점검 방법이 확산하고 있고, 자동차 365(국토교통부)와 카히스토리(보험개발원) 등 차량 이력 조회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A씨처럼 노인 등 정보 취약 계층은 이러한 범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에 국토교통부도 지난 8월부터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시행, 침수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속이고 판매하다 적발된 경우 내려지는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침수로 전손 처리된 자동차를 폐차 요청하지 않은 경우 10일 이내까지는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이후 하루 20만원씩 과태료가 더해진다. 50일 이상 지난 시점부터는 최대 1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침수 사실을 누락하거나 은폐해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사람을 고용한 자동차매매업자에 대해서는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차 구매자 스스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중고차 관련 단체와 협의해 중고차 판매 사기 근절에 나설 방침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중고차 구매 시 차량 성능기록부와 매매계약서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 연합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관련 단체와 간담회 등을 통해 자정 노력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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