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오는 12월부터 일제히 대규모 분양에 돌입한다. 내년부터 정부의 건축부문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제로에너지 건축등급기준이 적용되면서 불경기 상황임에도 분양 털어내기에 나섰다.
2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부터 연말까지 도급 순위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건설사들이 전국 26개 현장에서 2만7860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중 일반분양(아파트 기준·중견사 컨소시엄 현장 제외·임대 제외) 가구는 1만848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배 증가했다.
실제 부동산인포가 올해 1월부터 11월 둘째 주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청약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청약률 상위 10곳 중 8곳, 비수도권 상위 10곳 중 7곳이 올해 도급 순위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들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분양 시장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이면서 신축인 아파트의 수요가 상당했던만큼 연말에도 이들 단지 위주로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인포는 한국부동산원의 청약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월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수도권 청약률 상위 10곳 중 8곳이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에서는 청약률 상위 10곳 중 7곳이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모든 대형사 아파트가 좋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일 수 있지만 준공 이후 시세만 놓고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라며 "최근 신축 선호도 상황과 맞물려 모처럼 쏟아지는 대형사 물량들로 연말 분양시장은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가가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안에 공급되는 신규 단지를 향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공사비 상승과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되는 등 분양가 상승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4월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 건설 기준인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마련한 뒤 내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성능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정도를 총 5단계로 평가하는 제도다.
공공분양 아파트나 임대 아파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인증이 의무화됐다. 민간 아파트는 내년부터 적용된다. 당시 국토부는 전용면적 84㎡ 1가구 기준으로 공사비가 130만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연말까지 분양 예정 물량들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사비 상승과 금융 비용 조달 문제로 계획과는 다르게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9월 분양예정단지는 3만8055가구로 집계됐는데, 지난달 31일 재조사한 결과,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2만191가구로 공급실적률 5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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