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이탈리아형제들(FdI) 소속 장관이 당의 삼색 불꽃 로고를 지워야 한다고 주장해 논쟁이 일고 있다.
루카 치리아니 의회관계 담당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폴리오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불꽃을 꺼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불꽃 로고가 "과거의 역사"에 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당장은 아닐지라도 곧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FdI의 삼색 불꽃 로고는 1946년 베니토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설립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서 유래했다. 무솔리니의 무덤에서 타오르는 영원한 불꽃을 상징한다.
MSI는 1995년 해체됐지만 멜로니가 2012년 MSI를 계승한 FdI를 창당했다. 멜로니 총리는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라고 단언했지만 파시스트를 상징하는 삼색 불꽃을 여전히 당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에게 무솔리니 계보를 잇는다는 뜻에서 '네오 파시스트'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같은 FdI 소속인 이냐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은 치리아니 장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무솔리니 숭배자'로 통하는 그는 "언젠가는 불꽃을 제거할까요? 세계도 조만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당원인 파비오 람펠리 하원 부의장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고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그는 "이탈리아 국민의 거의 30%가 우리 당의 상징 아래에 표를 던졌다. 국민들이 이에 대해 문제로 삼는 것 같지 않다"며 "오히려 그들은 우리가 불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투표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20∼1940년대 이탈리아를 철권 통치한 독재자 무솔리니는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와 동맹을 맺고 이탈리아를 2차 대전의 참화 속으로 휘말려 들게 한 인물이다.
무솔리니는 1943년 9월 8일 권좌에서 쫓겨난 뒤 이탈리아 유격대원들에게 살해돼 비참한 말로를 맞았지만 이탈리아가 과거 청산에 실패하면서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여전히 양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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