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태종 기자 = 이른바 '불광동 대리기사 사커킥' 사건으로 공분을 일으킨 가해 부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대리기사는 "짜릿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불광동 대리기사 폭행 사건, 드디어 1심 형사 재판이 끝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라고 밝힌 A 씨는 "사건 발생 후 1년 3개월이 지나 드디어 1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며 "남녀 각각 징역 4개월씩, 여성 가해자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후 10시 40분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B 씨 부부에게 폭행당했다.
당시 호출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A 씨는 20분 동안 B 씨 부부를 기다렸다가 언쟁을 벌였다. 말다툼 중 A 씨가 B 씨 부부에게 위협받고 뒷걸음질을 쳤을 때, B 씨 부부의 아이가 뒤에서 갑자기 달려와 A 씨 몸에 부딪혔다.
그러자 B 씨 부부는 A 씨가 자신의 아이를 밀쳤다고 주장하며 무차별 폭행을 시작했다. CCTV를 보면, 남편은 A 씨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아내는 축구공을 차듯 A 씨 뒤통수를 발로 세게 찼다.
부부는 자식이 보는 앞에서 A 씨 폭행을 5분간 이어갔다. 이어 출동한 경찰에게는 "A 씨가 우리 애를 밀쳤다. 우리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CTV와 A 씨가 직접 촬영한 영상을 통해 A 씨가 피해자라는 사실이 증명돼 부부는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실형이 안 나올까 봐 걱정했던 제 입장에선 만족스러운 판결"이라며 "짧은 인생,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서 (구치소에 있는) 4개월은 정말 아까운 시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가해 부부 구속된 거 알았을 때, 애도 있는데 어쩌나 조금 심란한 마음도 들었다"며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피식피식 웃음이 나더라. 오늘 '남부구치소 재감인'이라는 글씨를 보니 정말 황홀한 기분"이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가해 부부의 폭력 정도나 폭행을 가한 시간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거운 데다 피해자인 A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동시에 피고인들이 공판 기일에 불출석하는 등 재판에 임하는 태도가 성실하지 않고, 피고인들이 다른 범죄로도 처벌받은 이력이 있던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A 씨는 "판결문에 나온 대로 그동안 가해자들과 변호인의 안하무인인 태도를 재판장이 두고 보지 않았다"며 "그동안 제가 재판 방청한 것이 헛된 일도 아니었다. 이런 것들을 공식적 문장으로 확인하고 나니 너무 짜릿하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 순간 화를 못 참아 같이 주먹을 휘둘렀다면 절대 맛볼 수 없는 문명인의 승리라서 더 짜릿하다"고 했다.
끝으로 A 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상대는 항소했고, 검사도 마찬가지로 항소장 제출했다. 저는 저대로 민사 소송 시작해야겠다"며 "가해 부부가 변호사 쓸 돈 있는 거 보니까 돈은 좀 있는 것 같다. 보상 못 받을 걱정은 접어도 될 것 같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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