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노동당 토니 블레어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낸 존 프레스콧이 알츠하이머병을 앓다가 20일(현지시간) 86세로 별세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레스콧은 1997∼2007년 블레어가 총리로 지낸 기간 내내 함께하면서 영국 사상 최장기 부총리 재임 기록을 세웠다.
그는 전통적인 좌파 정당으로서 노동당과, 좌파도 우파도 아닌 '제3의 길'을 간다는 블레어의 신노동당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38년 웨일스에서 철도 노동자 아버지와 하녀 일을 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17세에 호화 유람선 승무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성인 과정을 제공하는 옥스퍼드대 러스킨 칼리지를 졸업한 후 정계에 입문했고 1970년 하원에 입성해 40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노동당 2인자로서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세 번의 총선 승리를 이끌었고 블레어와 후임 총리 고든 브라운(2007∼2010년 재임)의 관계가 껄끄러울 때마다 중재역을 맡았다.
2001년 웨일스에서 선거 유세에 도중 자신에게 계란을 던진 시위자에게 주먹을 날리는 등 성미 급한 모습을 종종 보였고 2006년엔 비서와 불륜을 인정하기도 했으나 블레어 전 총리는 프레스콧을 신뢰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BBC 라디오에서 "그는 내가 정치를 하면서 만난 가장 재능 있는 인물 중 하나"라며 "영국 정계에 존과 같은 사람은 없었다"고 추모했다.
키어 스타머 현 총리도 "노동당 정부의 핵심 설계자인 존은 국민의 삶을 바꾸고 우리가 모두 따라야 할 길을 열어줬다"고 기렸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프레스콧이 1997년 교토의정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끈 업적을 평가하면서 "정계에서 존 프레스콧 같은 사람과 함께 일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63년간 결혼 생활을 한 부인 폴린 여사와 두 아들이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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