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게임사 간 '담합·리베이트' 의혹···"사실무근"

왼쪽부터 정호철 경실련 정보통신위원회 간사, 방효창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협회장. 사진=강준혁 기자

엔씨소프트·넷마블·펄어비스·컴투스 등 국내 게임사와 앱마켓 사업자인 구글 간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구글이 앱마켓 상단에 게임사 광고를 실어주는 대가로, 신작 출시 때 다른 앱마켓에는 함께 론칭하지 못하게 하는 등 시장 교란 행위를 했다는 얘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1일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협회와 함께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구글과 게임4사 인앱결제 관련 리베이트, 수익화 특혜지원 등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주장했다.

방효찬 경실련 상임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구글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최대 30%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강제한 것은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며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지 살펴보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높은 수수료를 강제한 것 외에도 충격적인 문제가 발견돼 소비자의 관점에서 공정위 신고를 결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언급한 '충격적인 문제'는 구글과 국내 주요 게임사 간 담합이다. 일부 국내 게임사들이 구글에 동조해 다른 앱마켓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는 대신, 구글 앱마켓 상단에 광고를 노출하는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런 담합 행위는 시장 불균형을 가져오는 명백한 시장 교란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은 "구글의 1면 광고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면서 "특히 여기에 한번 올라가고 말고는 매출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 게임사 관계자들은 게임의 내용과 상관없이 4개 게임사에 대해 우선적으로 이런 혜택이 제공돼 왔다는 사실에 굉장히 분개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 마련과 재발 방지를 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대표는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피신고인(넷마블, 엔씨, 컴투스, 펄어비스)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통지, 공표해야 한다"며 "구글도 국내 소비자의 알 권리와 개발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금까지 행해 온 행위를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장 교란적 지위 남용 행위가 국가에 의해 눈 감아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약 698억원 상당의 무거운 과징금이 반드시 부과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은 이런 주장에 전면 부인했다. 엔씨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며 "불확실한 내용으로 회사와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컴투스·넷마블·펄어비스도 타 앱 마켓 출시를 제한하는 등 불공정 행위는 없었으며, 대가를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은 "경실련이 주장하는 구글플레이 사업에 대한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 구글플레이는 한국의 개발자와 이용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타 앱마켓들과 성실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글플레이의 서비스 수수료는 앱 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개발자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