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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이야기, 자식이 부모를 섬기는 이야기. 평범하다. 하지만 그 평범한 이야기가 때로는 가장 특별한 이야기가 된다. 영화 '대가족'은 평범하기에 특별한 그 이야기를 전한다. 따뜻한 만둣국 한 그릇처럼 말이다.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대가족'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 그리고 양우석 감독이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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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석 감독은 '변호인'과 '강철비' 시리즈에 이어 '대가족'으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대가족'은 양우석 감독 특유의 말맛에 담긴 코믹에 따뜻한 가족애가 만두처럼 버무려져, 김윤석, 이승기 등 명배우들의 그릇에 담겼다. 양우석 감독은 "저로서는 '변호인', '강철비', '대가족' 모두 이 시기에, 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싶은 작품이었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족이 가장 큰 화두인 것 같다. 짧지 않게 고민했다. 반세기 만에 한국에서의 가족의 형태, 의미, 관계가 크게 변했다. 그럼에도 많이 다뤄지지 않은 것 같아 '대가족'이라는 작품을 하게 됐다"라고 작품을 내놓게 된 계기를 전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것은 함무옥(김윤석)과 함문석(이승기), 부자의 이야기다. 함무옥은 '평만옥'에서 만두를 팔아 산 건물을 '문석빌딩'이라고 지을 정도로 자신의 모든 것을 외아들 문석에게 주려 했지만, 문석은 어머니의 죽음을 경계로 출가하며 속세와 연을 끊는다. 그리고 출가할 때 약속대로, 조상님의 제삿날마다 두 사람은 만난다. 김윤석은 전쟁고아로 홀로 성장해 부모님이 빚어주던 만두의 맛으로 자수성가한 '함무옥'에 대해 "잘난 모습도 보고 싶지만, 모자라고 못난 모습, 그리고 약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를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가족이 아닐까 하는 지점이 느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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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대가족'에서 직접 삭발을 감행하고, 노인 분장까지 선보인다. 전에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는 "도전"이 아닌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양우석 감독님 작품이고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 관계라는 것만 보고 '대가족'을 선택했다. 삭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도전'이라는 말에 생각해 보니, 다른 배우가 그랬다면, '대단한 선택'이라고 저도 생각했을 것 같다"라고 촬영 당시에는 이를 크게 바라보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는 "'대가족'은 저에게 촬영 현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감독님께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고, 제가 김윤석 선배님의 오랜 팬이었기에 이번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좋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하는 분 중 한 분과 호흡을 나누며 배울 수 있다는 건 저에게 큰 영광이었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이들 부자와 연결된 것은 과거 유명한 난임 산부인과 병원 딸인 여자 친구와의 교제를 위해, 별생각 없이 선택한 문석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었다. 그리고 '대가족'을 굳건하게 이끌고 가는 건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무옥의 '할아버지 미소'였다. 김윤석은 "제가 무옥을 바라볼 때, 이 사람은 한 번도 쉬고, 즐겁게 놀고, 이런 시간을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빌딩이 4면에 있는데, 혼자 단층 3~400평 한옥집을 안 고치고 있는 걸 보면,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게 쓰러지지 않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계속 버틴 것 같다. 열심히 살다가,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잃어버린 사람 같다. 그게 무옥의 가장 큰 비극이 아닐까 싶다"라며 "나이를 먹고, 무언가를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알게 된 것이 그의 마지막 미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무옥에게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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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무옥을 드러내는 것이 한옥집 '평만옥' 그 자체였다. 양우석 감독은 "함무옥은 변하지 않는 가족관을 그대로 가진 사람이다. 종로가 변하는 과정에서도 본인의 한옥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 김윤석의 말대로 버텨낸 사람이다. 평만옥이라는 공간이 함무옥을 대변한다고 생각했다"라며 "평만옥, 그곳이 함무옥이라는 캐릭터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그 공간을 보여주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라고 실제 대목장님을 모셔서 한옥을 지어 올린 공간임을 전했다.
'대가족'의 시대가 2000년으로 설정된 이유와 함께 만두를 주요 소재로 삼은 밝혔다. 양우석 감독은 "20세기와 21세기의 경계에서 가족의 변화를 보면 어떨까 싶었다. 20세기적 가족관의 함무옥, 21세기 가족관으로 사는 우리들의 중간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배경을 2000년으로 했다"라고 시대에 대한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는 "캐릭터가 모여서 한 사건을 해결하려고 달려가는 영화가 아니라, 캐릭터가 자신의 결핍을 향해 달려가는 내용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레이어가 복잡하고 많은 작품이 되었다. 어찌 보면 저희 영화의 주요 소재 만두처럼 피가 있고, 어떤 속이 들어갔는지 궁금한 것처럼, 많은 레이어가 한 만두처럼 따뜻하고 맛있게 다가가길 바란다"라고 만두를 주요 소재로 삼은 이유와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영화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6분.
- 조명현 기자 midol1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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