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보조금이 곧 소진된다고 하는데, 저까지는 받을 수 있을까요?”
“계약한 신차 제작일이 이번달 26일이라고 하네요. 출고가 되어야 보조금이 나온다는데, 차 나오는 데 얼마나 걸릴까요?”
연말이 다가오자 국고보조금 소진, 지자체별 소진 통보 등으로 전기차 신차 구매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연말 프로모션 등을 활용해 전기차를 사려던 이들은 마음을 접고 내년으로 구매를 미루는 현상도 보인다. 그러나 내년엔 국고 보조금 등 규모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 정책 혼란에 소비자 피해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19일 공지사항을 통해 ‘2024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지원신청(승용) 마감’을 알렸다.
공단은 공지에서 “대상자 선정 기준 예산이 소진되어 지원신청이 마감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추후 신청 취소 건 발생 시 ‘지원가능확인’ 요청 순으로 연락 후 대상자 선정 예정”이라며 “대상자 선정 전 차량 출고등록 시 보조금 지급이 불가하니 유의해달라. 대기순서는 향후 현 공지문에 수시 업데이트 예정이며 대기순서 등 별도 전화문의는 자제 부탁드린다”고 통보했다.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고지하면서 전화 문의도 차단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공지엔 명시하지 않았으나, 명확히는 환경공단 예산인 ‘국고보조금’만 소진된 상태다. 실제로 전기차를 사면 국고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합한 금액을 보전 받는데, 아직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되지 않은 곳에선 국고보조금 신청이 여전히 가능하다. 지자체 규모만큼의 국고보조금은 이미 책정해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담당부서에 전화로 문의하거나 담당 딜러에게 따로 전달받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사실을 알기 어려운 실정. 이 때문에 전기차 신차를 계약해 놓은 일부 구매자들은 “아직 차를 못 받았는데, 보조금이 소진돼 아예 못 받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는 신차 구매를 내년으로 미루겠다는 뜻도 비춘다. 차가 언제 출고될지도 모르는데, 국고보조금과 더불어 지자체 보조금도 마감된 곳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내년 보조금 예산 축소가 예정되어 있어 불만이 나온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보조금을 1조5218억원으로 책정, 올해의 12.2%인 2122만원 깎는 대신 수소차 보고금 1505억원을 증액했다고 8월 발표했다. 무공해(전기차) 승용 보조금을 올해보다 100만원 내린 300만원으로 확정했다. 전기화물차도 1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축소했다.
한대 당 주어지는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33만2000대에서 33만9000대로 물량을 확대한다는 취지이나, 구매 예정자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더불어 절반 감면되던 고속도로 통행료도 내년부턴 40%로 할인폭을 낮춘다. 이는 전기차, 수소차 모두 해당되며 할인폭을 매년 축소, 2028년엔 할인 제도를 완전히 없앨 방침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전기차 전환을 요구하면서도, 보조금을 깎고 혜택을 줄이는 등 역행하는 정책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보전을 이유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면서도, 실제로 실천하는 이들에 대한 보상엔 인색하다”는 주장이다.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자동차세 등 세제혜택 등도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재 국고보조금이 다 소진된 상태는 맞으며, 추경예산을 통해 조금 더 배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는 상황이지만, 가능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전기차 보조금은 전기차 전환 정책과 별개로 결국 없어질 정책으로, 정부차원에서 조금씩 줄여가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차 보급대수는 10만8450대다. 지난해 동기(11만 7610대) 대비 7.8%(9160대) 감소한 수치다. 신규등록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2년에는 16만4486대가 등록됐으나 지난해 16만2605대로 줄었고, 올 연말까지 약 14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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