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은 21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군 검찰은 “군의 기강을 담당하는 군사경찰 고위장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은 현재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 지휘체계와 군 전체 기강에 큰 악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며 “법행의 중대성과 범위, 정황 등 여러 양형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현행 군형법 44조는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않은 사람은 적전인 경우 ‘사형·무기·10년 이상 징역’, 전시·사변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 그 밖의 경우는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특히 군 검찰은 ‘그 밖의 경우’에서 구형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해 10월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조사 기록을 경찰에 이첩하지말고 보류하라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령은 이날 이뤄진 피고인 신문절차에서 “김 사령관으로부터 사건을 이첩 보류하라는 명령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그는 이첩 중단을 시킬 명확한 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사령관이 저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3차례 걸쳐서 했다는데, 3회에 걸쳐서 수명하지 않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이첩 보류 명령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군 검찰이 ‘해병대사령관이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지시받은 것은 맞지만 사령관이 피고인에게 지시한 바는 없다는 주장이냐’고 묻자 박 대령은 “사령관으로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며 항명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당시 국방부 지시는 수사서류를 축소, 왜곡하라는 불법적 지시였으므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박 대령은 상관 명예훼손 혐의에도 “상관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나 의도, 목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한편, 박 대령과 그의 변호인단은 이날 결심공판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죄를 주장했다.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장은 “박 대령은 1년 넘게 업무에서 배제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항명한 적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성실하게 재판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숱한 진술과 증거가 추가로 제시되면서 박 대령은 법리에 따라서 수사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오히려 말을 바꾸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 자들은 김 사령관을 비롯한 해병대 지휘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대령은 이날 법원 앞을 찾은 시민들과 해병대 전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년 반을 지나오면서 채 상병 진실을 다 드러났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는 이 진실이 승리로 이어지고 우리 사회에 정의로움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시간”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큰 발자국을 오늘 뗀다고 생각하고 저에게 주어진 최후 진술 그리고 검찰의 신문에 최선을 다해 호응하겠다”며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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