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찾은 한국전구체 공장 창고에는 출하를 앞두고 있는 전구체들이 포대에 담겨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현재 한국전구체에서는 고객사 니즈에 맞춰 니켈 함량에 따라 4가지 종류의 전구체를 생산하고 있다. 전구체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전 단계를 말한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화합물로, 여기에 리튬만 더하면 양극재가 되는 것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데, 전구체는 이 양극재 제조원가의 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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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구체의 경우 중국산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대중 의존도가 높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전구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것은 상징하는 바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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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기술연구소장은 “현재 고려아연의 경우 33㎥ 이상의 용량을 갖고 있는 반응기를 사용해 전구체 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구체 기업들이 6~7㎥의 반응기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5배 가량 큰 수준이다. 김 소장은 “500cc 물통에 설탕을 녹이는 것과 100t 탱크에 설탕을 녹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하물며 훨씬 민감한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이를 균질하게 컨트롤하는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기술력은 고려아연이 지난 50년간 축적된 제련 기술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고려아연은 전략광물자원인 안티모니 제련 기술과 아연 제련 독자기술(Hematite공법)에 대해서도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추가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와 원자력, 전기전자, 로봇 등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및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당 기술을 기관이나 기업은 법률에 따라 보호 조치를 실시해야 하고, 해당 기술을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매각이 아니어도 기술유출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우려다.
김 소장 또한 최근 경영권 분쟁을 우려했다. 그는 “지금도 고려아연과 협력업체 전 직원들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주주 및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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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현재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올인원 니켈 제련소’도 짓고 있다. 니켈 기준 연간 생산량 4만2000톤(t) 규모로, 기존 켐코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연간 6만4900t의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된다. 최첨단 친환경 제련 기술을 집약해 산화광, 황화광을 비롯해 블랙매스, 폐배터리 등 다양한 원료에서 고순도 니켈을 뽑아내는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이다.
고려아연은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발주한 ‘2024년도 소재부품 기술개발 사업’ 중 ‘저순도 니켈 산화광 및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원료 소재 제조 기술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김 소장은 “황산니켈이 아닌 니켈산화광을 수소 환원 방식으로 저탄소·친환경 니켈 환원체를 만들어 전구체까지 만드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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